서울시가 추진 중인 ‘디지털금융 지원센터’ 구축이 당초 계획보다 연기된다.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디지털금융지원센터 건립사업 추진 중단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당초 여의도공원 인근 부지에 지하 2층, 지상13층, 연면적 3827m², 건축면적 258m² 규모 디지털금융지원센터를 신축하기로 하고 설계에 착수했다. 이미 기본설계를 마친 상태로 올해 하반기부터 기존 건물 철거를 시작하는 등 시공에 착수할 계획이었지만, 이달 들어 이를 백지화 하는 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서울시는 신축 대신 여의도 내 재건축 공공기여시설에 센터를 합치는 방안을 대안으로 삼았다. 지난 3월 재건축 정비계획이 결정된 여의도 한양아파트 공공기여시설에 들어서는 ‘금융허브센터(가칭)’에서 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디지털금융지원센터 신축 후보지가 위치와 규모 면에서 금융허브센터보다 활용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축 시 투입 공사비가 평당 2100만원 수준으로 당초 계획보다 2배 가량 든다는 것도 감안했다. 자투리 땅에 비싼 돈을 들여 건물을 짓느니, 대규모로 들어설 금융허브센터에 시설을 모으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디지털금융지원센터가 금융허브센터 안에 위치하기로 결정되면 2027년 개관은 사실상 불발된다. 한양아파트 재건축 스케줄과 묶여 빨라야 2030년경에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시는 재정 손실 방지를 이유로 사업 추진을 일단 중단하고 설계용역 타절(계약해지)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갈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금융허브센터에 디지털금융지원센터를 합치는 쪽으로 계획이 변경되도 당초 계획했던 규모를 유지하거나 조금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재건축 일정과 묶이는 만큼)원래 계획보다 운영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디지털금융지원센터를 마련해 기존 여의도와 마포에서 각각 운영 중인 핀테크지원랩, 제2핀테크지원랩과 3각 축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초기 창업기업은 제2서울핀테크랩이 보육하고 △성장기업은 서울핀테크랩에서 스케일업 하며 △디지털금융지원센터가 인재양성 등 지원기능 총괄을 담당하는 그림을 그려왔다.
또 센터에 ‘여의도(금융중심)-도심(전통금융)-강남(벤처자본)’과 연계하는 디지털금융 허브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센터에서 디지털금융 실무 전문가를 양성해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적자원 공급하는 한편, 금융기관과 협업해 경영지원, 네트워크 강화 등 디지털금융 기업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관련 기능이 분산된 것보다 모여 있는 것이 낫지만 불확실한 재건축 일정과 연결된 것은 불안요소”라면서 “기존 핀테크랩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백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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