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엔씨소프트가 1분기 신작 ‘TL’의 성과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비용 감축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인력 효율화를 위한 내부 권고사직 및 분사, 서울 삼성동 타워 매각을 통한 신사옥 건축 비용 충당 계획도 밝혔다.
또 신작별 출시 타임라인 리미트 설정 및 적극적 투자 기조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전사 전략 변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영 위기 돌파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엔씨소프트 (사진=연합뉴스) |
◇ 매출 감소에도 비용 감축해 이익 사수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한 3979억원, 영업이익은 68.5% 감소한 25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출시된 신작 ‘TL’의 성과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1분기에도 매출 기여는 미미했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연초 이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불어온 캐주얼 열풍에 주력인 ‘리니지 M’, ‘리니지2M’, ‘리니지W’ 모두 매출이 감소했다.
PC 부문에서는 ‘리니지’, ‘리니지 2’, ‘길드워 2’ 매출 상승으로 전 분기 대비 PC 매출은 증가했다.
영업비용에서는 성과금 충당금 감소로 인건비가 감소했고, 신작 마케팅 감소 및 마케팅 효율화로 마케팅비가 전 분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출 감소에도 광고선전비와 기타 비용 감소로 1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39억원에서 257억원으로 증가하며 컨센서스를 85.3%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자료: 회사 자료, 신한투자증권 |
◇ 기존작 부진에 신작 ‘TL’ 성과 미미
작년 말 출시된 ‘TL’은 여러 차례 업데이트에도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며, 4월 글로벌 CBT에서도 전반적으로 부정적 평가가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퍼블리셔인 아마존이 마케팅 집행을 할 의지가 낮을 것으로 예상하며, 엔시소프트는 연내 ‘TL’의 추가 글로벌 CBT 1~2회 진행 후 연말이나 내년 정식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비를 극도로 낮춰야 흑자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초 체력이 하락했다”며 “기존작들도 최근 모바일 캐주얼 게임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매출 순위 하락세를 보이는 중으로 연내 외형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는 ‘배틀크러쉬’, ‘BSS’, 레거시IP 기반 신작 3종과 ‘TL’, ‘블소2’, ‘리니지2M’의 해외 출시를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라인업 확대를 위해 레거시 IP 기반 신작과 캐주얼 신작도 추가로 공개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프로젝트G’, ‘아이온2’, ‘LLL’ 출시로 본격적인 성장이 나타날 전망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를 기점으로 회사의 개발 방향성을 다변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 같은 시도가 올해는 기존 모바일 리니지 매출 감소를 전부 만회하긴 힘들겠고, 내년도 기대 신작 아웃풋이 확인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회사 자료, 신한투자증권 |
◇ 구조조정 등 체질 개선 작업 착수 신임 박병무 공동대표 취임 이후 엔씨소프트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체질을 개선 중이다.
2분기에는 임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보유 중인 삼성동 사옥 등 자산 유동화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
자사주 취득에 기반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향후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상 인력 구조조정을 오픈된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조직내 의사결정 중에서도 강력한 것으로 현재 위기상황을 탈피하고자 하는 사측의 의지가 매우 분명하게 전달된 것”이라면서도 “다만 본질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연결 통제 범위를 가져갈 수 있는 글로벌 콘솔 스튜디오에 대한 투자 또는 핵심 개발팀에 대한 인수 등이 선결되어야 하며, 콘솔 또는 블록체인 관련한 실질적인 변화가 선결돼야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탄력적 상향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용효율화 본격적으로 나타날 시기가 2025년이고, 2025년에 M&A 통해 재무적인 변화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밸류에이션 적용시점을 2025년으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M&A는 현재 1~2개 기업과는 초기 단계의 협상이 오가는 단계까지 진척됐다”며 “작년 말 1조1200억원의 순현금을 보유 중이고 이를 오롯이 M&A에 투입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최대 1조원까지도 딜 사이즈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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