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기상도] 금호건설, ‘아테라’ 론칭에도 신용등급전망 추락
지난해 영업이익률 1%대, 부채비율 260% 달해
재무 건전성 악화일로…계열사 수익성 하락이 원인
“부동산 경기 불황…단기간 수익성 개선 어려워”
[땅집고] 금호건설이 지난7일 20여년 만에 새로운 주거브랜드 ‘아테라(ARTERA)’를 선보이며 주거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신용등급전망이 크게 추락해 눈길을 끈다.
지난 9일 한국기업평가는 금호건설의 신용등급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두 단계(안정적→긍정적→부정적)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향후 1~2년 내에 등급의 하향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한기평은 9일 “금호건설의 수익성이 저하하고 운전자본 투자 등에 따른 현금 흐름 약화로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며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고 예정 사업 분양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점 등을 반영해 신용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금호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대에 불과하고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면서 부채비율이 260%까지 상승했다.
■ 아름다움 강조한 주거브랜드 ‘아테라’ 새 단장에도…재무 건전성 악화일로
금호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 계열사다. 원래는 금호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했지만, 2020년 금호고속이 물적분할한 뒤 중간지주회사에 가까운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금호건설이 최대 주주는 금호고속으로 45.30%의 지분을 소유중이며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는 박삼구 전 회장→금호고속→금호건설→아시아나항공 순으로 이어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으로 출발해 금호건설, 금호석유화학, 금호타이어, 금호전자, 아시아나항공까지 계열사를 키워다.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인수 후 재계서열 7위까지 올랐지만 과중한 인수자금 부담으로 후유증을 겪으면서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 사태까지 겪었다.
금호고속과 금호건설,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모두 매각되고도 2019년 다시 한 번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이 결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대한항공에 흡수 합병 절차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몇 안 남은 계열사인 금호건설, 금호고속의 재무 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호건설의 대표 주거 브랜드로는 ‘어울림’과 ‘리첸시아’가 잘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 브랜드를 대신하는 신규 주거 브랜드 ‘아테라’를 론칭하기도 했다. 아테라는 ‘예술’(ART)과 ‘대지’(TERRA), ‘시대’(ERA)를 조합한 단어로 삶의 공간인 집을 대지 위의 예술로 만들겠다는 뜻이 담겼다. 집을 단순히 주거 공간이 아닌 하나의 예술로 대하는 금호건설의 아름다움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함축됐다는 설명이다.
이 브랜드를 6월 분양을 앞둔 ‘고양 장항 아테라’, ‘청주 테크노폴리스 아테라’에 첫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새 브랜드까지 선보였지만, 금호건설의 재무 사정은 최근 악화일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2조 2176억원을 기록했지만, 원자잿값 및 인건비 부담 확대 등으로 원가 재산정이 이뤄지며 영업이익률은 1%로 미흡한 수준을 보인다.
수익성 하락으로 현금흐름이 저하되고, 준공 예정 사업장에 매출채권 확대, 자체 사업 준공 및 신규 착공 프로젝트 감소로 인한 선수금 소진 등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 등의 보유 주식가치가 하락하면서 자본이 감소해 부채비율이 연결기준 2022년 말 211.3%에서 2023년 말 260.2%로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재무구조가 약화됐다.
지난해부터 재무구조가 크게 꺾인 탓에 작년 금호건설은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6계단 하락한 21위를 기록해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앞으로 분양하기로 예정된 물량은 총 4672가구 정도인데, 80%가 지방 사업장이란 점도 문제로 꼽힌다. 분양이 잘 이뤄지지 않아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검단, 장항 등에 764억원의 용지투자가 예정된 점도 자금 부담 요소다.
■ 계열사인 금호고속·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1000%대로 치솟아
금호건설의 신용등급전망 하락은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도 크다.
금호건설의 최대 주주인 금호고속은 광주에서 종합터미널 임대 및 운영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2023년 별도기준 금호고속의 순차입금은 5828억원, 부채비율 1781.2%로 재무구조가 나빠졌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지난 3월 금호고속은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운영 사업권을 광주신세계에 4700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호고속은 7월 1일 터미널 사업권을 양수한 후 ‘마스터 리스’(master lease, 책임 임차) 방식으로 위탁 운영할 예정이다. 마스터 리스는 부동산 소유업체가 부동산과 건물 등을 통째로 장기 임대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마스터 리스 기간은 4+1년이며, 광주신세계는 최소 비용으로 터미널 위탁 운영을 맡길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그룹의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침체를 겪으면서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이 1506.32%까지 치솟은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보유한 금호건설은 최근 주가 하락 영향으로 보유 자본이 크게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이뤄지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실상 금호고속-금호건설만으로 이뤄진 단출한 기업 집단으로 전락하게 되는 점도 부담이다.
박찬보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분양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금호건설의 최대 주주인 금호고속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태로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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