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수익성 증가 ‘뚜렷’…브로커리지·IB 실적 개선
‘8조’ IMA 세부 시행 세칙 마련 안돼…상황 관망 중
‘3조’ 종투사, 9개사 지위 확보…10번째 추진 속도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1분기 호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몸집도 불어나면서 체급 올리기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자기자본 규모가 8조원을 넘기면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요건을 갖춘 한국투자증권은 시행세칙 등 관련 규정 미비로 좀 더 지켜보는 상황인 반면 종합금융투자사업(종투사)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한 대신증권은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몸집을 불려 온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나란히 호 실적을 달성하면서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3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918억원으로 36.5% 늘었다.
다음날인 8일 1분기 실적을 공시한 대신증권도 영업이익이 7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도 53억원으로 1.5% 늘었다.
양사의 실적 호조는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신규 딜 증가로 기업금융(IB) 수익도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호 실적과 함께 최근 몸집이 크게 불어난 것도 공통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8조2118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6590억원(25.3%) 증가했다.
자기자본 8조원을 넘긴 증권사는 고객들로부터 예탁받은 자금을 기업금융(IB)이나 회사채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추구하는 IMA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대신증권도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3조1040억원까지 늘어났는데 3조원을 넘기면서 종투사 자격 요건을 갖췄다.
종투사가 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까지 확대되고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진다.
양사 모두 자기자본 증가로 체급을 올릴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을 갖췄지만 처한 상황은 다소 다르다.
IMA의 경우, 정부가 지난 2016년 ‘한국판 골드만삭스’와 같은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취지로 도입했지만 아직 세부적인 시행 세칙 등이 마련되지 않았고 상품과 관련한 규정도 미흡해 당장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관련 사항이 보다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IMA 사업 진출을 본격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보다 자기자본규모가 크고 먼저 요건을 갖춘 미래에셋증권(9조4391억원)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로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대신증권은 올해 체급 올리기를 본격화할 태세다. 이미 지난해부터 업권 내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향상을 위해 외형 성장을 꾀해 온 것을 올해 종투사 지정으로 결실을 맺겠다는 목표다. 대신증권이 종투사로 지정되면 국내 10번째로 대형사로서 도약하기 위한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회사는 지난해 계열사 배당과 자산재평가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데 이어 올해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며 자격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 돌파에 노력해 왔다. 현재 추진 중인 본사 사옥 매각도 안정적인 자본 확대와 함께 새로운 사업 영역에 도전하기 위한 포석이다.
히 특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 이상이 되면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인가를 받고 신용 기반의 발행어음도 취급할 수 있는 만큼 회사의 몸집 불리기는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업계에서 사례가 없는 IMA와 9번의 사례가 있는 종투사 지정은 상황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면서도 “IMA도 시행 세칙 마련 등 제도가 정비되면 추진이 가능해지는 만큼 올 한해 이목이 쏠리는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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