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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보험 가입 ‘필수’라지만…“그런 매물 없어요”

데일리안 조회수  

1~3월 HUG 전세보증 7만5593가구 발급, 2022년 대비 2만가구 ↑

대부분 반전세 매물, 보증보험 가입하려면 보증금 깎아야

전셋값 산정 기준 강화된 탓, 공시가격 하락도 한 몫

전세사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이후 전세보증보험 가입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중개 현장에서는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는 상반된 얘기가 나온다.ⓒ데일리안 DB
전세사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이후 전세보증보험 가입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중개 현장에서는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는 상반된 얘기가 나온다.ⓒ데일리안 DB

#. 경기도에서 출퇴근하던 A씨(29)는 서울 관악구 일대에서 자취를 할 수 있는 원룸을 찾고 있다. 청년을 위한 저리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활용하려고 하는데,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전세사기 이슈 후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집을 찾고 있으나 공인중개사들은 그런 매물은 거의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그러던 중 전세가격도 적당하고, 역과 가까운 집을 찾았다. 문제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보다 전세가격이 높다는 것인데, 융자와 선순위보증금 비중이 낮아 안전다하는 중개사의 설득에 A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세사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이후 전세보증보험 가입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중개 현장에서는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는 상반된 얘기가 나온다.

1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세보증보험 발급 실적은 7만5593가구(17조5691억원)로 집계됐다.

전세보증보험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21년 23만2150가구(51조5508억원), 2022년 23만7797가구(55조451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전세보증보험 발급 건수는 지난해 31만4456가구(71조2676억원)로 확대됐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21년 5만3335건(11조7873억원), 2022년 5만628건(11조5808억원) 등 5만여가구 수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8만118가구(18조7193억원)로 증가했다.

그러나 중개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은 다르다. 오피스텔을 비롯해 다가구·다세대 주택 전세 물량 자체도 많이 감소한 데다가 그마저도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매물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관악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가장 문제가 된 건 공시가격 150%까지 가입할 수 있었던 것을 126%로 낮춘 것이다. 예전엔 1억5000만원으로 전세 세입자를 받았던 임대인이 지금은 1억2600만원으로 낮춰야 한다”며 “여기에 공시가격이 낮아진 걸 고려하면 실제로 내려야 할 보증금은 2400만원이 아니라 3000만~400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부터 HUG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위한 전세가격이 공시가격 150%(공시가격 150%·전세가율 100%)에서 126%(140%·90%)로 낮아진 가운데, 공시가격마저 2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18.63% 하락한 이후 올해 1.52% 상승에 그쳤다.

이에 중개 업계에서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유형 대다수가 전세보다는 보증부월세로 불리는 반전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보증보험이 필수라는 임차인들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 가입 기준에 맞추기 위해 임대인들이 낮춘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다는 얘기다.

송파구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요즘은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집은 보여주지도 말라는 게 임차인들의 요구”라며 “조율이 가능할 때에는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낮춰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을 제안하는데, 사정상 조율이 불가능한 임대인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 중개사 입장에서는 오래 거래했고, 등기부등본이 깨끗한 매물이어서 위험이 낮다고 판단되더라도 임차인에게 선뜻 권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개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맞추는 과정에서 반전세가 확산되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전세보증보험에서 제시하는 가격을 그냥 맞추려는 임대인들은 없다”며 “이 과정에서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사기를 방지하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그 과정에서 역전세가 발생하게 된다”며 “자금 여력이 없어 반전세로도 세입자를 들일 수 없는 집주인의 경우 임차인이 대위변제를 받거나 경매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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