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개성이 덧입혀진 불교 문화. ‘친숙함’일까 ‘폄훼’일까.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 열풍을 일으킨 불교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극명하다. 멀게만 느껴졌던 불교 문화가 한층 친숙해졌다며 호응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정통 불교문화를 폄훼했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 불교 열풍이 일고 있다. 한국 불교계에서 불교문화를 알리기 위해 젊은 층이 즐겨 듣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에 불교를 접목한 덕이다. 최근에는 뉴진 스님으로 활동 중인 개그맨 윤성호가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찬불가에 EDM을 입힌 디제잉 공연을 선보여 더욱 화제가 됐다.
한국 불교계 반응은 우호적이다.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불교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뉴진 스님 활동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스님들이 너무 엄숙하고 경건하고 무겁다고 보는 젊은이들이 많다”면서 “젊은이들에게 다가가서 마음을 평안하게 해 주는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며 뉴진 스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진우 스님은 앞서 뉴진 스님을 초청해 디제잉을 할 때 쓸 수 있도록 헤드셋과 염주를 선물하며 “부처핸썹하라”고 격려했고, 뉴진 스님은 “널리 음악으로 포교를 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국내 불교계는 이를 발판 삼아 불교를 더욱 친숙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불교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윤성호(뉴진 스님)가 지난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클럽에서 승려복을 입고 공연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자 현지 불교계와 정치권 등은 “뉴진 스님 입국을 막아 달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교통부 장관 등을 지낸 중국계 위 카 시옹 의원은 본인 SNS를 통해 “불교의 신성함을 존중하고 말레이시아의 종교적 화합을 지키기 위해 한국인 DJ(뉴진 스님) 입국을 막으라고 지시할 것을 내무부 장관에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청년불자협회(YBAM)는 뉴진 스님 공연이 불교적 삶의 방식을 해치고 무례를 범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그가 클럽에서 공연을 한 것을 두고 “유흥장소에서 승려를 흉내 내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해 21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예정된 뉴진 스님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뉴진 스님 활동을 두고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김종연 전 바른불교재가모임 사무국장은 지난 7일 본인 SNS에 윤성호가 승복을 입고 대만에서 여성과 다정하게 데이트하는 듯한 장면이 찍힌 사진을 게재했다.
김 전 사무국장은 “불교가 무거워서도 안 되지만 가볍게 취급당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며 “장삼을 입고 저런 행동(여성과 데이트하는)을 하면 누가 봐도 (한국) 스님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승가 위의를 실추시키고 한국 불교를 폄훼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도 뉴진 스님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뉴진 스님은 앞서 대만과 홍콩에서 디제잉을 진행했고, 불기 2568년(2024년) 부처님오신날(5월 15일)을 맞아 12일 2024 연등회 연등놀이 마당에서 EDM 난장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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