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조에 발맞춰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던 국내 식품사들이 결국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올리브유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전세계적으로 올리브 수확량이 폭염과 가뭄으로 반토막 나면서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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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대형마트 3사에서 판매되는 CJ제일제당(097950) 올리브유 가격이 34% 인상됐다. 백설 압착올리브유 900㎖는 1만 9800원에서 2만 6500원으로, 500㎖ 제품은 1만 2100원에서 1만 6200원으로 올랐다. 같은 시기 샘표(007540)도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30% 이상 상향 조정했다. 사조해표와 동원F&B도 조만간 올리브유 가격을 30% 정도 인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사들이 무려 30%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치솟은 원가 부담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톤당 1만 88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만 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1분기(톤당 5926달러) 가격의 2배 가까이 된다. 2020년 1분기 가격이 톤당 2740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4년 새 가격이 3.6배가 된 셈이다.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폭등한 건 이상 기후 탓이다. 최근 2년간 올리브유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에서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서 올리브유 생산량이 반토막 났다.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올리브유는 연간 130만~150만 톤 정도인데, 2022~2023년 수확기에 생산한 양은 66만톤에 불과하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주요 올리브 생산국들도 같은 이유로 작황 부진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치킨업계 등 외식업계는 올리브유 대신 대체제를 찾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100% 스페인산 올리브유만 사용해오다 지난해 10월부터 튀김용 기름을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유를 절반씩 섞은 것으로 교체했다.
업계 관계자는 “5월 현재 올리브유 가격은 생산량 추정치 증가와 지난 3~4월 강우량이 늘면서 일시적으로 냉각 상태에 접어들었다”면서도 “가뭄 주기가 짧아진 이상 기후 때문에 앞으로 몇 달동안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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