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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전공의 이탈로 시작된 의료대란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주가가 연일 바닥을 찍고 있다. 매출 하락 우려 속에 증권 업계는 일찌감치 국내 제약사들의 올 2분기 매출액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리 인하 시점도 예상보다 늦춰지며 주가 반등 가능성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보다는 수출 실적이 좋은 제약사들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보령(003850)의 주가는 4월 1일부터 5월 10일까지 약 40일 간 14.99% 하락했다. 유한양행(000100)과 대웅제약(069620) 역시 같은 기간 각각 6.65%, 8.74% 하락하며 올 초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 간 대치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제약사의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약사 중에서도 특히 대학병원, 종합병원 등 상급 병원을 위주로 영업을 하는 제약사들의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사 부족으로 중증 및 응급 환자를 제외한 환자들의 수술이 미뤄지고 퇴원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항암제, 주사제, 수액 등 처방이 급감하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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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증권사들은 제약사들의 올 2분기 실적을 낮춰 잡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집계한 증권사들의 올 2분기 보령의 매출 평균 전망치는 2618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60억 원가량 감소했다. 보령은 현재 국내 1위 항암제 판매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액제 부문에서 국내 1,2위를 다투고 있는 JW중외제약(001060)과 HK이노엔(195940) 역시 같은 기간 매출 평균 전망치가 각각 10억 원과 45억 원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한 달 새 매출 평균 전망치가 70억 원가량 감소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부터 의사 파업 여파가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 초 대비 옅어진 금리 인하 가능성도 문제다. 올 3월만 하더라도 금리 인하 기대감에 주가가 들썩였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제약·바이오주는 대표적인 금리 수혜주다. 금리가 높을수록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역시 고금리 상황에서 매출 변동성이 큰 제약·바이오주보다는 다른 종목을 투자할 유인이 더 높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약 가치는 미래 가치를 할인하여 책정되는 것이기에 금리가 높을수록 가치가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실적보다는 수출 실적을 눈 여겨보라는 조언이다. 수출은 의료 파업과 같은 국내 변수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아 수익률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제약사들의 주가가 올 3분기 후반부터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다가올 2~3분기 조정기에는 탄탄한 해외 실적이 동반된 안정적인 제약·바이오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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