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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대표주로 꼽히는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올해 1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가 정체기를 맞으면서, 양극재 출하량이 줄고 이차전지 관련 원자재인 리튬·니켈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실적 부진에 이들 회사의 주가도 연초 대비 20~50%가량 하락하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증권업계에선 에코프로 3형제가 주주환원보다는 사업 경쟁력 확보에 따른 실적 성장을 중시해 왔던 만큼, 이차전지 산업 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관련 종목의 주가도 당분간 지지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양극재 판매단가 상승이 전망되는 하반기 이들 기업의 실적 회복세가 본격화된다면,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당기순손실은 각각 425억원, 49억원, 85억원이었다. 이들 회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전기차 수요 감소와 이차전지 산업 불황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전기차 총 판매량은 313만9000대였으며, 이는 전분기(999만5000대) 판매량보다 68.6% 줄어든 수준이다. 고금리·보조금 감축·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주요 배경이다.
전기차 수요가 줄면서 양극재 수출 물량 또한 감소했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하는 핵심소재다. 1분기 국내 양극재 수출물량은 5만6942톤으로 전년 동기(7만4040톤) 대비 23% 감소했다. 양극재 관련 소재를 제조 및 판매하는 에코프로 3형제를 포함한 여타 이차전지 기업들이 최근 실적에서 고배를 마셨던 이유다. 양극재의 핵심원료인 리튬과 니켈 가격도 여전히 저점에 머물러 있는 탓에, 수익 개선이 어려웠다.
이차전지 산업 불황에 따른 관련 기업들의 역성장은 곧바로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결됐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23.3%, 49.5% 빠졌다. 특히 에코프로의 경우, 액면분할을 통해 주가 반등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태다. 에코프로 주가는 액면분할 전(4월 8일)까지 19% 하락했으며, 액면분할 후부터 현재까진 5% 떨어졌다.
이 외에도 이차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DX(-40.9%), 엘앤에프(-25.4%), SK이노베이션(-20.7%), 포스코퓨처엠(-20.3%), LG화학(-19.6%), LG에너지솔루션(-10.7%), 삼성SDI(-8.1%) 등 모두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기업 밸류업으로 주주환원이 중요한 주가부양 요인으로 떠올랐으나, 이들은 예외였다. 에코프로그룹의 방향성은 사업 경쟁력 확보였고, 그동안 조달한 자금 대부분이 투자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올해(2023 회계연도 기준) 배당을 하지 않았다. 정관개정을 통해 중간배당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했지만,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주가 반등 모멘텀으로 실적 개선이 가장 중요하지만, 업계에선 2분기도 이차전지 관련 업황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전방 수요 둔화 및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평균판매단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양극재 판매량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시장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극재 평균판매단가의 점진적인 상승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인하와 글로벌 경기 회복, 낮은 재고 수준에 따른 억눌린 수요가 분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북미 GM 신차 7종과 테슬라 모델Y Juniper 출시, 46시리즈 수주 모멘텀 등이 예상되는 4분기에 본격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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