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상장일에 당연했던 ‘따블’(공모가 대비 2배)을 기록하지 못하거나 상장 후 주가수익률이 부진한 새내기주가 수두룩한 상황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포스트 IPO 지수는 연초 1115.48에서 17.64%(196.8포인트) 하락한 918.68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31조730억원에서 24조2910억원으로 6조7820억원 감소했다.
KRX 포스트 IPO 지수는 신규 상장 종목 중 상장일로부터 15영업일이 지난 종목을 편입하고 140영업일이 지나면 다시 편출한다. 상장 초반 IPO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일정기간 주가 흐름이 양호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반영해 개발된 지수다.
현재 지수 구성종목으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에이피알, LS머트리얼즈, DS단석 등 IPO 당시 대어급으로 꼽히던 종목 등이 포함됐다.
이들 종목의 상장 후 최고가 대비 현재가를 비교해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 올 1월10일 24만원을 달성한 후 현재 10만1000원까지 내려앉았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12월20일 12만1800원을 기록했다가 현재 7만3800원으로 39.4% 하락했다. LS머트리얼즈는 지난 1월5일 4만97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지난 10일 2만4550원으로 절반 이상 급락했다. DS단석의 경우 상장일 4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현재 12만2700원으로 4분의 1수준까지 주가가 내렸다.
단, 지난 2월27일 상장한 에이피알은 4월초 21만원대까지 주가 하방압력이 높았다가 회복하면서 지난 10일 34만1500원으로 상장 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신규상장 종목은 IPO 훈풍에 힘입어 작년말 또는 올초 상승했다가 잇따른 고평가 논란, 기대 이하의 실적 등으로 조정받는 모습을 보였다”며 “IPO 투자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에이피알과 같은 일부를 제외하고 IPO 이후 공모가보다 못한 주가를 기록 중인 기업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 고평가 논란과 함께 증권사 주관업무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앞서 지난해 파두의 ‘뻥튀기 상장’까지 더해지며 IPO 시장에 대한 불신까지 야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주관사의 신뢰성 상실로 인해 IPO 시장이 활력을 잃었다고 판단,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한 개선안을 내놓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9일 자본시장연구원, 삼일회계법인, 증권사 6개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IPO 주관업무 제도개선 간담회를 개최하고 중요 투자정보 미공시 등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차단하기 위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개선안의 주요 골자는 주관사의 독립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주관사가 상장에 실패해도 계약해지 시점까지 주관사 업무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하는 인수업무규정을 개정한 것이다. 그간 주관사는 상장에 실패하면 자문 수수료 등 대가를 받지 못했다. 때문에 상장적격성이 낮은 회사도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유인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주관사의 기업실사 항목, 방법, 검증 절차 등 준수사항을 규정화하고, 공모가를 산정할 때도 주요 평가요소 적용기준, 내부 검증절차 등을 자체적으로 마련토록 했다.
한편 금감원은 하반기 중 수요예측 제도에 대해서도 개선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