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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연체 규모가 1년 사이 10조 원 이상 늘었다. 늘어난 연체액의 80% 가까이가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로 근근이 버티던 개인사업자들이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금융기관 대출을 보유한 개인사업자는 335만 959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334만 5339명)보다 0.43%(1만 4251명) 증가했다. 이들이 실행한 전체 대출액은 1112조 7400억 원으로 전년 3월(1087조 9600억 원)보다 24조 7800억 원(2.28%) 늘었다. 개인사업자들의 대출자와 대출 잔액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이자와 원금을 갚지 못한 연체 대출 규모는 급증했다. 개인사업자들이 연체 중인 대출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31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말(20조 4000억 원)보다 10조 9000억 원(53.43%)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15조 6200억 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늘어난 연체액의 대부분은 다중채무자들의 몫이었다. 다중채무자란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사실상 추가 대출 여력이 없는 차주를 의미한다. 다중채무자들의 연체액은 24조 7500억 원으로 지난해 3월(16조 2300억 원)보다 8조 5200억 원 급증했다. 전체 연체액 증가분의 78% 정도가 다중채무자 연체액이 차지했다. 평균 연체율도 2.4%에서 3.6%로 1.2%포인트 상승했다. 지금까지 빚을 내 빚을 갚아 가며 겨우 겨우 버텨왔지만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올해 들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개인사업자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3월 다중채무자들의 연체액은 16조 2300억 원으로 전년(2022년) 12월 말과 비교해 1조 9000억 원 늘어났지만 올해 들어 3개월 사이 다중채무자들의 연체액은 2조 9500억 원이 늘면서 연체 증가폭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도 대출을 죄고 있는 분위기라 초기에는 그럭저럭 버티던 차주들도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한계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과 대출자 수는 3개월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중채무자의 전체 대출액은 689조 7200억 원으로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액의 62% 수준으로 3개월 전과 비슷했지만 대출액 자체는 3개월 전보다 1조 9000억 원 정도 줄었다. 전체 개인사업자의 절반 이상(51.4%)를 차지하는 다중채무자 수 역시 지난해 말과 비교해 3932명 감소했다.
그렇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다중채무자의 대출잔액과 대출자수가 모두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체액이 늘어나는 것은 다중채무자들의 부실 징후가 더 농후해진 것이라며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말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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