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마키나락스가 상장을 추진한다. SK텔레콤, 네이버,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 전략적 투자자(SI)와의 산업 현장에서 협업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 확대에 나선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마키나락스는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설명회(IR) 활동에 한창이다. 지난해 말 상장주관사인 삼성증권과 어플라이드벤처스로부터 30억원 규모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를 받은데 이어 이달 중으로 기존 주식의 전자증권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마키나락스는 2017년 설립된 AI 기업이다. 제조·산업 현장에 특화된 머신러닝(ML) 기술과 이를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산업용 MLOps(머신러닝+운영) 플랫폼 ‘런웨이’를 주요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약 40여개 글로벌 기업에 누적 4000개 이상의 AI 솔루션을 납품했다.
제품별로 각기 다른 제조 공정과 라인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맞춤형으로 처리해 낼 수 있다는 게 마키나락스의 강점이다. 창업 단계부터 반도체, 화학, 자동차, 에너지 등 각기 다른 영역의 대기업과 협업은 물론 초기 투자를 통해 제조 현장에 대한 다양한 실증 경험을 갖췄다.
이 회사는 창업 이듬해인 2018년부터 현대차와 SK텔레콤, 네이버로부터 초기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2020년에는 산업은행, 대성창업투자, HB인베스트먼트, 신한투자증권 등 재무적투자자(FI)는 물론 글로벌 기업 어플라이드머터리얼의 벤처투자회사인 어플라이드벤처스, LG그룹의 글로벌 기업형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등 SI로부터 총 12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에는 GS, 한화정밀기계 등이 SI로 추가 참여했다.
기업가치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말 삼성증권과 어플라이드벤처스를 대상으로 이뤄진 프리IPO 투자 당시 회사는 25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20년 시리즈A 투자 대비 약 5배 가량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키나락스의 성장성을 높게 본 SI 다수가 이미 상환전환우선주식의 보통주 전환을 마쳤을 정도다.
성과도 속속 드러나는 분위기다. 지난해 CB인사이트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AI 기업에 선정된데 이어 연초에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에 선정됐다. 실적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적자 폭은 커졌지만 매출은 급증세다. 2020년 당시 10억이 채 안됐던 회사 매출은 지난해말 49억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올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주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마키나락스 뿐만 아니라 퓨리오사AI 등 AI 분야 스타트업이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든 분위기”라면서 “산업과 제조 현장 등 AI 적용으로 실질적 성과를 볼 수 있는 분야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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