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이 4000건을 넘어서면서 ‘예년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시장에 나온 매물 적체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가격 상승 반등신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08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7월 4680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아직 집계 마감이 남은 4월 거래량도 이미 7일 기준으로 2700건을 훌쩍 넘어서면서 3월과 비슷한 건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였던 지난 2022년~2023년엔 월 평균 거래량이 3000건도 채 되지 않았다. 지난해 1월엔 1413건으로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올해 1월 역시 2568건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3월 기준 월 거래량이 4000건대를 넘긴 것은 2020년 4420건 이후 4년 만이다.
일반적으로 매매거래량은 가격 반등의 선행지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월 평균 거래량이 5000건 정도 되면 ‘예년 수준’이라고 여겨져왔다. 거래량이 예년수준으로 회복하면 집값 반등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7주 연속 상승 중이다. 서울시정보광장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도 지난해 11월(10억3395만 원)이후 매달 조금씩 증가해 3월 평균 거래액은 10억9995만원을 기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거래량이 전달에 비해서 꾸준히 늘고 있고, 시장 분위기도 전세가격이 올라가고 입주물량은 적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집값 반등의 요소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실제 가격 상승으로 계속 이어질지는 두고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여전히 ‘월평균’ 5000건까지는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못했고 매매 매물의 적체도 여전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매물 적체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여전히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8만건대를 유지 중이다. 연초 7만건대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3월 서울 아파트 잠정 실거래가 지수가 -0.27%로 하락했고 매물도 쌓이고 있다”며 “금리 인하가 아직 불확실하고 시장이 크게 반등하기에는 사이클이 짧기 때문에 매물 소화 과정으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한 달간 거래량이 4000건을 기록했다는 것은 ‘바닥을 찍고 올라왔다’는 수준”이라며 “4월 들어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수요자들에게 추격 매수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여전히 관망 분위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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