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7주 연속 상승세입니다. 인천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도 하락을 멈추고 보합 전환했어요. 특히 서울은 6억원을 넘지 않는 중저가 아파트를 찾기가 점점 힘드네요. 신축 위주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오르고 구축이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내리는 흐름이니 내 집 마련이 숙제라면 가격 부담이 적은 노도강을 좀 살펴봐야 할까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1주째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어요.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강동구 말고는 모두 상승을 기록했어요. 전세 매물은 작년 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한동안 가격이 꺾이긴 어려워 보이네요. 서울 전반에 ‘입주장’이 펼쳐지려면 언제쯤 돼야 하려나요.
신축 따라가는 준신축…구축은 ‘기다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주(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직전 주와 같은 0.02% 하락을 기록했어요. 전국 집값은 11월 셋째주(0.00%) 이후 24주 연속 떨어진 거죠. 수도권(0.00%)은 보합 전환했고 서울(0.03%), 지방(-0.04%)은 전주와 동일한 변동폭을 유지했어요.
인천은 0.02%에서 0.04%로 상승폭이 커졌어요. 중구(0.17%)와 서구(0.07%)가 오름세를 주도했거든요. 경기는 -0.03% 그대로네요. 하남시(0.07%)는 올랐지만 양주시(-0.11%), 평택시(-0.11%) 등은 떨어졌어요.
서울의 아파트값 오름세는 7주째 계속되고 있어요. 부동산원은 “중저가 외곽 구축 대비 선호지역이나 단지는 매도희망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일부 상승거래가 발생했다”고 분석했어요. 아파트는 통상 입주한 지 20년 이상을 구축, 10~20년은 준신축, 그 미만은 신축으로 봐요.
25개 자치구 중 4곳만 떨어졌어요. ‘노도강’으로 묶이는 노원(-0.02%), 도봉(-0.02%), 강북(-0.02%)과 종로(-0.01%)요. 나머지 21곳은 상승 또는 보합을 기록했죠. ‘마용성’ 삼총사인 마포(0.09%), 용산(0.14%), 성동(0.13%)은 이번주도 크게 올랐군요.
‘마용성’은 오르고 ‘노도강’은 내리고… 이런 흐름이 유지되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준신축도 따라 올랐지만 구축은 아직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했어요. 그래서 신축 위주인 지역은 오르고, 구축이 주를 이루는 곳은 내리는 거겠죠.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신축 가격이 오른 부담감에 막차라도 타려는 수요자들이 준신축을 노리면서 10년차가 가장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며 “서울 매매시장은 잠실, 강남 신축, 강남 구축, 마용성 신축 순으로 움직인다. 현재 마용성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어요.
이어 “20년차 이상 구축 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기대감이 낮아져 가격 회복이 더딘 모습”이라며 “준신축까지 다 오르고 나면 구축 차례가 올 텐데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듯하다”고 덧붙였어요.
실제로 구축 약세가 두드러집니다. 부동산원의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준공 20년 미만인 서울 아파트는 지난 3월 가격 반등에 성공했어요. 반면 20년 넘은 구축 아파트는 3월에도 하락세를 못 벗어났고요.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됐어요.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6억원 미만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은 23.5%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어요. 2020년만 해도 절반이 넘는 52.1%가 6억 아래 물건이고 2007년엔 대부분(95.3%)이었는데 말이죠.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고금리 영향으로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이 이어지며 서울에선 9억~15억원 아파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6억원 미만 아파트는 도봉, 중랑, 노원 등 한강 이북에 몰려 있다”고 분석했어요.
전셋값은 오르고 매물은 줄고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0.02%) 대비 상승폭이 커진 0.03%를 기록했어요. 서울(0.09%)과 수도권(0.08%)은 오름세가 이어졌고 지방(-0.02%)은 낙폭을 더 키웠어요.
인천은 0.10%에서 0.14%로 상승폭이 커졌어요. 부평구(0.31%), 서구(0.22%)가 대폭 올랐군요. 경기(0.06%)는 성남 중원구(0.30%), 부천 소사구(0.23%), 광명시(0.23%)가 위주로 상승했어요.
서울의 전셋값은 5월 넷째주(0.01%) 이후 51주째 고공행진 중입니다. 부동산원은 “신축‧역세권 등 선호도가 높은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신규 계약 가능한 매물이 줄자 그동안 상승세가 크지 않던 구축 저가 단지에서도 상승거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어요.
25개 자치구 중 강동(-0.04%) 빼고 다 올랐어요. 성동(0.22%), 동작(0.18%) 등이 많이 올랐네요. 강동구는 1만2032가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전에도 6월 ‘강동헤리티지자이(1299가구)’가 입주하거든요. 다른 곳은 입주장이 없어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어요.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0일 기준 2만9719건으로 5월 들어 계속 3만건 아래에요. 매물이 제일 많았던 지난해 1월 12일(5만5882건)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죠.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리드는 “성동, 동작은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신흥 주거지인데 수요 대비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강동처럼 새 아파트에서 나오는 전세매물이나 갈아타기 수요가 있어야 매물이 늘 것”이라고 봤어요.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5월 서울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94.8로 4월 대비 7.9포인트 하락할 걸로 나타났어요.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인상 조짐이 예상된다”며 “주택 구입 및 전월세 자금을 위한 수요자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걸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놨어요.
매물은 줄고 전셋값은 치솟으니 재건축 막바지인 구축 아파트에도 전세 거래가 이어지고 있어요. 강남구 개포한신아파트는 내년 8월 이주를 목표로 재건축을 한창 진행 중인데요. 올 들어 체결된 전세계약만 9건이에요. 갱신이 아닌 신규 계약도 5건이죠.
윤수민 위원은 “인근 전셋값이 계속 오르니 재건축을 앞둔 단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는 것”이라며 “매매시장에 섣불리 진입하기보다는, 낡았더라도 입지 좋은 곳에 전세를 살겠다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어요.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