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교식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포럼)은 내년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한국 주식시장에 치명상을 입히게 된다며, 정부와 정치권에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포럼)이 “금투세 전면 시행은 소탐대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우려했다.
포럼은 10일 금투세 시행과 관련한 논평을 내고 한국 주식시장에 치명상을 입히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투세는 주식 및 파생상품, 채권 등의 투자 이익에 대해 매기는 세금으로 상장주식은 5천만원, 기타 금융상품은 250만원이 넘는 이익에 대해 과세한다.
당초 2023년부터 도입 예정이었으나 개인 투자자 반발이 커지자 2025년 1월로 시행 시기를 2년간 유예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 정부·여당은 완전 폐지를 주장했으나 야당은 이를 ‘부자 감세’라며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포럼은 “(금투세가 시행되면)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상당한 돈이 해외 시장으로 빠져나가고 한국 주식 가격은 상승 동력을 그만큼 잃을 것”이라며 “한국 증시가 미국, 일본 등과 경쟁 중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연간 5000만원 이상 버는 상위 1% 투자자들이 세금을 새로 내면 끝나는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며 이 같은 ‘부자 감세’ 프레임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지난 5년 동안 80% 이상 오른 미국과 일본 증시가 있는데도 국내 투자자들이 같은 기간 동안 20%도 오르지 않은 국내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세금”이라며 “금투세 시행 후 수십조 원이 투자처를 해외로 옮긴다면 한국 증시가 더욱 상승 동력을 잃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펀드런’ 현상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사모펀드에 간접투자를 하던 투자자들도 펀드 이익분배금이 배당소득으로 일괄 분류되면서 최고 세율 49.5%에 달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포럼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정책이 금투세와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 약 2500조원의 6%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포럼은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지배주주들의 양도소득세는 지난 2000년 이후 20년 이상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유예를 연장하면서 전혀 부과하지 않고 있다”며 “왜 일반 개인주주들의 금융투자소득세는 이렇게 급하게 시행하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일반주주 보호에 관한 법과 제도가 정착되고 시장이 수용할 수 있을 때까지 유예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의 현명한 재검토와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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