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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할 곳 없다’ 주도주 실종 코스피, 역대 최대 증시 대기자금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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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증시가 명확한 주도주 없이 업종별 순환매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된 가운데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주가 흔들리면서 증시 전반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짙어지면서 증시 대기자금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2720선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박스권에서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49포인트(0.57%) 높은 2727.63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4월 이후 올해 초 증시를 이끌었던 밸류업 기대감이 한 차례 꺾인 뒤 정책 모멘텀에 따라 단기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증시를 이끌었던 반도체주가 흔들리는 가운데 지난해 2차전지업종과 같은 명확한 주도주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CMA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이 맡겨놓은 돈을 국공채, 어음 등 단기 금융상품 중심으로 운용하는 계좌다. 단기간에 돈을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어 투자 전 대기자금을 운용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CMA 잔고는 83조8411억 원까지 늘면서 통계를 기록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CMA 잔고 추이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상승랠리를 벌였던 3월 말 80조 원을 넘긴 뒤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주식을 차익실현한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 공모청약을 거치며 잔고가 한때 71조 원대로 크게 줄기도 했으나 증거금을 돌려받은 뒤 다시 늘었다.

또 다른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예탁금은 주식거래 이후 증권사 계좌에 남겨둔 돈을 의미한다.

연초 49조 원대까지 떨어졌던 투자자예탁금은 8일 기준 54조1089억 원까지 증가했다. 2일에는 58조7908억 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법인의 대기성 자금 성격을 띤 머니머켓펀드(MMF) 설정액도 증가했다. 법인 MMF 규모는 지난해 말 154조6016억 원에서 8일 기준 193조9438억 원으로 늘었다.

MMF는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채권,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금융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안전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시장 상황을 지켜볼 때 대피성으로 MMF에 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미국 기준금리 연내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며 전반적 투자심리가 약화한 가운데 기존 주도주들도 기대에 못 미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지금과 같은 업종별 순환매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실적시즌이 지난 뒤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특별한 계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 ASML 등의 실적 발표를 거치며 반도체 수익성과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며 “국내증시는 상단과 하단이 모두 제한된 좁은 박스권 안에서 주도주 없이 빠른 순환매를 보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22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발표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소형 실적개선주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올해 외국인투자자 주도로 대형주 중심 강세장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는 최근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증권 리서치센터는 “대부분 대형주는 4월, 중소형주는 5월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에 대형주 위주 실적시즌이 마무리된 5월에는 중소형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확률이 높다”며 “반도체, 전력설비, 조선, 화장품 등 확실한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중소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주 관점에서는 다시 한번 반도체업종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22일 예정된 AI(인공지능) 대장주 엔비디아 실적발표를 계기로 반도체주가 재차 주도주로 복귀할 가능성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반도체 외 수출주에 대한 순환매가 진행될 수 있다”며 “엔비디아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것을 확인한 뒤 미국 AI 관련주와 한국 반도체주의 상승 동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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