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올해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로 30대의 주택 매입 비중이 늘어나는 움직임이다. 건설 경기 회복 차원에서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늘어나는 가계 대출은 불안요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 구입 연령대에서 30대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올해부터 2년내 출산한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되며 침체된 주택시장을 떠받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지난 9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재가공한 자료를 보면 1분기 기준 서울 비아파트(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주택 등) 매수 비중에서 30대는 18.9%를 차지해 40대(18.3%)를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비아파트 매수 추이를 보면 지난 2022년 4분기 13,9%로 1분기 17.4%에 비해 3.5%p 감소해 연령대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과 전세사기 이슈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분기 30대의 비아파트 매수 비중은 14.8%였으나 올 1분기 4.1%p 상승해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높은 아파트 매입가와 대출 이자에 부담을 느낀 일부 수요자가 신생아 특례대출이 가능한 비아파트 매수에 나서는 흐름이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남혁우 연구원은 “2022년~2024년 서울 비아파트 연령대별 매입비중 추세 분석을 통해 30대는 내집마련 목적이 강하고 특례 저리 대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라며 “오는 3분기 신생아 특례대출의 부부합산소득 기준이 2억원으로 높아지면 저금리 정책대출의 적용대상은 더 확대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PF대출 연착륙 실현 등 건설 경기 회복지원을 통해 30대의 내집마련을 돕는 정책 고민이 더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파트 매매에서도 30대의 움직임은 두드러져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일 발표함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통계에 따르면 1분기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26.1%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30대는 지난해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대출을 늘리고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면서 지난해 3분기 아파트 매입 비중이 27.6%까지 높아졌다. 다음분기인 4분기에는 25.0%로 주춤했으나 1분기에는 다시 반등했다.
서울 아파트만 보면 30대 매입 비중은 지난해 4분기 31.3%에서 올 1분기 32.4%로 역시 소폭 상승했다. 특히 30대 매입 비중은 같은기간 동안 동대문구에서 29.9%에서 36.2%로, 성북구는 30.6%에서 38.3%까지 늘었다.
이처럼 30대의 주택 매입 비중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꼽히고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2년내 출산·입양한 무주택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를 대상으로 1~3% 대의 금리로 대출하고 있다. 이는 특례보금자리론(4%)보다 낮은 금리다.
한편, 신생아 특례대출은 가계대출 잔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지난달말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30억원으로 전월인 3월과 비교해 4조4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3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36조6470억원이었으나 지난달 540조9903억원으로 4조3000억원 남짓 증가하며 가계대출 잔액 증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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