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에 이어 노트북 등 PC에 탑재하는 고사양 반도체도 자체 기술로 개발해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인텔과 퀄컴 프로세서 공급을 중단하도록 하는 새 규제를 시행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노력을 재차 자극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0일 “미국의 제재 강화가 화웨이의 ‘투쟁심’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며 “스마트폰뿐 아니라 PC에도 미국산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와 결별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인텔과 퀄컴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했던 면허를 취소했다.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노트북에 인텔의 고성능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디지타임스는 화웨이가 미국의 규제 강화에 대응해 올해 안에 자체 프로세서 및 운영체제를 적용한 PC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출시한 고사양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에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를 통해 제조한 7나노 공정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자급체제를 이뤄냈다.
스마트폰에 이어 PC에도 인텔과 퀄컴 등의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대신 자체 기술을 통해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수 년에 걸쳐 이뤄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는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역량 강화를 자극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퀄컴 등 미국 기업의 기술을 사용하기 어려워지자 고성능 프로세서 개발에 더욱 속도를 냈고 SMIC도 파운드리 미세공정 고도화에 집중해 왔다.
중국 정부도 이런 과정에서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 비용을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지원 정책을 펼쳤다.
결국 미국이 이번에 시행한 추가 규제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기업이 PC용 프로세서 기술력을 단기간에 대폭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미국은 과거에 시행한 제재를 통해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는 데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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