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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011070)이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 기판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 코닝과 일본 아사히글라스, 삼성전기(009150), SKC(011790) 등으로 짜여진 다자 경쟁 구도에 LG이노텍이 본격 참전하는 셈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에서 반도체용 유리 기판 개발을 위한 인력 충원에 나섰다. CTO 부문은 미래 준비를 위한 선행 기술부터 양산 기술의 고도화까지 LG이노텍 연구개발(R&D)의 중추를 맡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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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는 3월 주주총회에서 “미국 대형 반도체 회사를 중심으로 유리 기판에 관심이 많다”며 “LG이노텍도 유리 기판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선행 기술 개발 인력을 갖춰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들 엔지니어는 입사 후 △유리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서 촘촘한 미세 회로를 만들어내는 유리관통전극제조(TGV) 기술을 위한 레이저와 에칭 공법 △글라스 시드 형성 공법 △유리 기판을 쌓아나가는 과정 등 반도체 패키징 기판 핵심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LG이노텍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웨이퍼레벨패키징(WLP) 등의 반도체 기판 설계 경험 보유자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최근 반도체의 고도화에 따른 성능 향상을 위해 반도체 전 공정 기술 개발을 통한 성능 향상뿐 아니라 기존 기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라스 코어(유리 기판)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리 기판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 이후 부품 업계에서 ‘귀하신 몸’으로 통하고 있다. 고성능 연산 기능 구현을 위해 더 많은 칩을 한 개처럼 결합할 수 있는 패키징 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유리 기판의 장점이 부각돼서다. 2028년 시장 규모가 1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유리 기판은 소재 특성상 기존 기판에 비해 더 미세한 회로를 새길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두께를 줄일 수 있다. 열에 강해 고성능 칩 결합에 유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업계에서는 유리 기판이 기존 기판의 절반 수준 전력 소비만으로 8배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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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AMD 등 유리 기판 적용에 적극적인 주요 반도체 제조사는 이미 적용 시점을 저울질하며 본격적인 공급망 구축에 돌입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도 개발 진척 상황에 따라 탑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유리 기판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 부품사들의 사업 청사진도 빠르게 구체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유리 기판 사업에 뛰어든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조지아 공장을 완공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앱솔릭스가 시제품 생산을 시작하고 올 4분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6년 공식 양산을 선언하고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와 유리 기판 공동 R&D에 착수했다. LG이노텍으로서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리 기판 상용화의 장벽으로 언급되는 수율과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반 기술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전 세계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AI 반도체와 관련한 공장 가동률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날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한 28억 3400만 제곱인치로 집계됐다. 다만 SEMI는 “늘어나는 AI 도입이 데이터센터를 위한 첨단 노드의 로직 제품과 메모리 수요 상승을 가속화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일부 팹의 가동률이 하락세를 벗어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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