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건설사들은 현장점검, 안전 캠페인, 안전 경영방침 등 사고방지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지만 대형 건설사의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잇따른 사고 발생에 ‘안전불감증’ 논란 역시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재발 방지 다짐에도 불구하고…반복되는 사고
10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가 시공하는 울릉공항 건설 현장에서 지난 8일 토사가 무너지면서 작업자 1명이 매몰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자 1명은 자력으로 빠져나왔으나, 또 다른 작업자는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2년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래 이날 사고까지 DL이앤씨의 누적 사고 건수는 총 8건이다. 현재까지 근로자 9명이 숨졌다.
중대재해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리체계 의무 위반을 확인해 경영책임자를 형사처벌 하는 법이다.
고용노동부는 작업 중지와 함께 사고 원인 조사 및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거듭된 회사의 사망 사고에 대해 “가장 안전한 현장을 운영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이밖에도 국내 대형 건설사들 공사 현장에서의 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지난달 18일에는 충북 청주시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자가 낙하물에 맞아 사망했다. 지난달에는 SK에코플랜트가 시공을 맡은 ‘시흥 교량 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로 50대 근로자가 크게 다쳤으며 지난 3일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 경영 내세우는 건설사들
이 같은 상황에 건설사들은 현장 안전 점검, 안전 캠페인, 작업중지권 등 사고방지 시스템 구축에 힘쓰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21년부터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하면서 사고를 줄여나가고 있다.
작업중지권은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에 보장된 권리다.
삼성물산은 참여한 국내외 113개 현장에서 총 30만1355건의 작업 중지가 이뤄졌다고 지난달 밝혔으며 휴업재해율(근로자가 1일 이상 휴업하는 재해 발생 비율)이 매년 15% 가까이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GS건설도 허윤홍 사장을 중심으로 전체 임원들이 시공 현장에서 ‘안전 점검의 날’ 행사를 진행하는 등 ‘안전 경영’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지하 터널 무선통신 기술과 안전 솔루션을 합친 ‘스마트안전시스템(HITTS)’을 구축해 국내·외 주요 현장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터널과 지하 전 구간에서 와이파이 무선 통신이 가능해지도록 해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자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 건설부문 역시 지난달 중대재해 근절과 3대 사고(떨어짐·맞음·넘어짐) 60% 감축을 목표로 임직원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3·3·3 안전 캠페인’을 진행했다.
김윤해 한화 건설부문 안전환경경영실장(CSO)은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전 현장 구성원이 참여하는 3.3.3 안전 캠페인을 통해 안전사고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캠페인 선포 이틀만에 앞선 사고가 발생해 의미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전사고 많은 달 ‘5월’…정부도 건설현장 나선다
특히 5월은 각종 공휴일이 많아 휴일 전후 평소보다 작업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사고 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 역시 5월로, 한 달간 61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 8일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올해 제9차 현장점검의 날을 맞아 50억원 이상 대규모 건설 현장 내 3대 사고유형, 8대 위험 요인 등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5월 중대재해 위기 경보’를 발령해 사업장에 안전 점검 활동 및 안전조치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현장의 중대재해 예방조치를 집중 점검·지도하기 위해 가용인원을 총동원해 현장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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