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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KB·신한처럼…우리금융, 은행 의존도 90% 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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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분주하다. 증권업 재진출을 진행 중이고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우리금융의 이 같은 행보는 은행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증권과 카드 등은 일시적으로 금융지주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반대로 은행이 부진할 때 이를 메우는 역할도 한다. 그 만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균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리딩 금융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 금융권에선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불리기가 가장 효율적인 만큼 우리금융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우리은행?’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금융은 올 1분기 83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상장 금융지주 가운데 최하위다. 우리금융의 자산 규모와 그 동안 실적 흐름을 보면 이상하지 않은 순위다.

다만 각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은행만 떼고 보면 순위는 달라진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9286억원)과 하나은행(8432억원)에 이어 7897억원으로 한 계단 오른 세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에 따른 충당부채가 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 1분기 실적에 가장 큰 변수였다. 홍콩 ELS 영향이 가장 적었던 우리금융 입장에선 전체 순위도 일시적이지만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은행에 힘을 보태줄 비은행 계열사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순이익을 비교하면 348억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조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우리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우리금융 총 자산 중 주요 자회사 비중

자산을 들여다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분기 기준 우리금융 총 자산 684조8000억원 가운데 우리은행이 538조6000억원으로 78.7%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금융은 곧 우리은행’이라는 구조는 금융권에서 오랫동안 제기됐던 우리금융의 아킬레스건이다. 증권과 카드, 보험 등 핵심 비은행 금융사의 공백으로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 사업 포트폴리오가 단순하고 자산 규모에서도 밀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과 보험, 카드 등이 부진할 때는 금융지주 실적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은행이 부진할 때 보완해주는 역할과 시너지를 통해 최고 실적에 힘을 보태기도 한다”며 “무엇보다 다양한 사업 구조와 자산 규모는 금융지주 경쟁력과 직결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KB·신한처럼…M&A로 변화 가능할까 

리딩 금융 자리를 두고 실질적 경쟁을 펼치는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그 동안 굵직한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KB금융은 2016년 5월 옛 현대증권을 인수해 그 해 12월 KB투자증권과 합병, 현 KB증권이 탄생했다. 이보다 앞선 2015년에는 현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을 인수했고, 2020년 8월에는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에 합류했다. 푸르덴셜생명은 2022년 말 KB라이프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지난해 1월 KB생명과 합병해 현 KB라이프생명이 됐다.

이들은 1분기 홍콩 ELS 손실배상 직격탄을 맞은 KB국민은행 부진을 충분히 메웠다. KB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를 기반으로 순이익 1980억원,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 역시 각각 2922억원, 1034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한지주 비은행 핵심 계열사들의 M&A 역사는 더 오래 됐다. 신한투자증권(옛 쌍용투자증권)은 2002년, 신한카드(옛 LG카드)는 2007년 신한지주 자회사에 편입됐다. 보험 계열사로는 신한라이프(오렌지라이프)가 2019년, 신한EZ손해보험(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이 2021년 합류했다.

이들 역시 홍콩 ELS 손실 배상 영향을 받은 은행 공백을 메우며 신한지주가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하는데 역할을 했다. 신한카드는 1851억원, 신한라이프도 154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신한투자증권도 757억원의 순이익으로 힘을 보탰다.

2016년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을 떠나 농협금융으로 매각된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 역시 1분기 2255억원의 순이익으로 NH농협은행 부진을 메웠다.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투자증권(우리종합금융과 합병 후)을 출범시키고,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해 증권과 손보업 진출을 노리는 것 역시 같은 효과를 노리고 있어서다. 보험업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하나금융 역시 지속적으로 관련 매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는 PBR이 0.5배도 되지 않아 외부 투자를 통한 자산 증대를 노리기 쉽지 않다”며 “비은행 금융사 인수를 통해 사업 확장과 금융그룹 자산 규모를 늘리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 관련 이슈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워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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