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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라던 쿠팡이 국산품 거래 30%나 늘리는 이유는

데일리안 조회수  

C커머스, 연이은 가품‧유해물질 논란으로 신뢰도 낮아

품질 담보된 국산품으로 소비자 ‘락인 효과’ 강화

멤버십 요금 인상 후 부정 여론 고려한 조치라는 주장도

ⓒ쿠팡 ⓒ쿠팡

올해 1분기 실적에서 7분기 만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쿠팡의 국산품 거래 확대 발표를 두고 이목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성장률이 높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가품, 유해물질 검출 등 악재가 이어지자 쿠팡이 믿고 구입할 수 있는 국산 제품 확대로 맞불을 놓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멤버십 요금 인상으로 일각에서 부정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한국 제조사와 판매자, 소비자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에도 무게가 실린다.

쿠팡은 이번 1분기에 처음으로 9조원대를 넘어선 매출(9조450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28% 늘어난 수치다.

다만 분기 흑자 릴레이는 중단됐다. 영업이익은 531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61% 줄었고,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1160억원에서 올해 당기순손실(318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쿠팡이 분기 당기순손실을 낸 것은 지난 2022년 2분기(-952억원) 이후 7분기 만이다. 새로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로 인한 손실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이면에는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 이커머스의 역할도 컸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8일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의 가파른 성장세를 고려해 위기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쿠팡이 한국에서 여전히 성장하고는 있지만 중국 커머스 업체들의 진출로 유통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며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에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하며, 더 좋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소비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통계를 보면 올 1분기 알리, 테무 등 중국 직구액은 작년 1분기와 비교해 54% 늘었지만,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률은 20%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장은 쿠팡의 매출 볼륨이 크지만 현 성장세를 감안하면 쿠팡의 최대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알리와 테무의 최근 1년 매출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의 2017년 매출(2조6846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쿠팡이 전국 물류망 구축을 위해 지난 10년간 6조원이 넘는 적자를 감수하며 작년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1~2년 새 급성장한 중국 이커머스의 성장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커머스 외에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구축한 소비자 ‘락인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이기도 하다.

이에 쿠팡은 국산품 구입 및 판매를 작년 보다 30% 확대하고 유료 멤버십 혜택을 확대해 락인 효과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초저가 전략으로 정면승부를 하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중국 이커머스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꼽히는 가품, 유해물질 이슈를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 1분기 알리와 테무의 1인당 결제 추정 금액은 3만3622원, 4451원으로 쿠팡(13만9879원)은 물론 지마켓,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 국내 이커머스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품질이 담보되지 않아 고가의 구매는 꺼리는 셈이다.

쿠팡은 올해 국산 제품 구매와 판매 규모를 22조원으로 작년(17조원) 대비 약 30% 확대하고 와우 멤버십 혜택도 40%(5조5000억원)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3조원 이상을 투자해 물류센터 신규 운영과 도서산간지역을 포함한 전국 로켓배송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쿠팡이 지난달부터 멤버십 요금을 인상을 발표하면서 부정 여론 커지자 한국 제조사와 판매자, 소비자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국산품 거래 확대를 결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초저가를 내세운 중국 이커머스와 사실상 가격으로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업체는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최근 연이은 부정 이슈로 이들의 신뢰도가 낮은 점을 공략해 품질이 검증된 국산품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와우 멤버십 인상으로 높아진 불만을 잠재우는 효과도 동시에 노린 것 같다”면서 “결국은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를 얼마나 묶어두느냐가 관건이다.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한국 이커머스업계를 대표해 중국 이커머스에 대항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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