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월세 거래 56%, 10년 만에 거래 최고치
아파트 월세는 수요 줄며 비중·가격 모두 하락
“전세사기 여파 여전…아파트 전세는 비교적 안전하단 인식 형성”
전세사기 걱정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연립·다세대 주택 원룸의 올해 1분기 월세 거래 비중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아파트와 달리 아파트는 전세로 수요가 몰리면서 월세 거래 비중이 소폭 줄어들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전용면적 33㎡ 이하 연립·다세대 원룸 전·월세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월세 거래량은 3만5589건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원룸 전·월세 거래량(6만4015건)의 56%로 최근 10년간 월세 거래량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1분기 기준 전국 원룸 월세 거래 비중은 ▲2015년 42% ▲2016년 46% ▲2017년 44% ▲2018년 39% ▲2019년 37%로 등락하다가2020년과 2021년 34%로 점차 감소했다.
2022년에는 월세 거래 비중이 42%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는 52%로 월세 거래가 전세 거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양적으로도 올해 1분기 월세 거래량(3만5589건)은 10년 전인 2015년 1분기(1만9371건)에 비해 84% 폭증했다.
반면 전세 거래량은 올해 1분기 2만8426건으로, 전세 거래량이 최고점을 기록한 2022년 1분기(4만5395건)보다 37% 줄었다. 이는 2015년 1분기(2만6243건)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도별로 보면, 17개 시도 중 인천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원룸 월세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특히 부산의 월세 거래 비중이 83%로 가장 높았고, 세종 80%, 경남 75%, 충남 72%, 제주 67%, 경북·전북 66%, 전남 65% 등이 뒤를 이었다.
이어 강원·울산 61%, 광주·대구 58%, 서울 53%, 경기 52%, 충북 50% 순이었다.
이에 반해 아파트는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월세 수요가 감소하면서 월세 거래 비중이 소폭 감소한 데다 가격 하락으로까지 이어졌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지난해 4분기 44.0%에서 올해 1분기는 42.3%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보다 전세 수요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또 올 들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액은 99만원으로 지난해 4분기 평균 월세가 111만원인 것과 비교해 10.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우 전국적으로 발생한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고(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진 한편, 아파트는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 장준혁 실장은 “원룸의 월세 거래 비중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세 거래량은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며 “특히 인천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 전국적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원룸 등 비아파트는 여전히 전세사기 여파가 남아 있어 전세 거래가 줄었다”면서 “아파트는 빌라와 달리 전세사기로 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고 금리 상승세도 멈추면서 아파트 전세 계약이 늘고 이로 인해 가격도 오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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