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으로 시장이 대어급 공모주를 소화할 여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모주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시가총액 조 단위 이상 ‘대어급’ 주자들도 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코스피시장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 주식은 공모가인 8만3400원보다 82.61% 높은 15만2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장 이튿날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공모가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3조7071억 원에서 이날 6조7697억 원대에서 장을 마치면서 코스피시장 59위에 올랐다.
조선업종이 IPO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업종이었던데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몸집이 큰 대형주인 만큼 상장 이후 주가흐름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솔루션 주가는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96.9% 높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공모주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시가총액 조 단위가 넘는 기업의 상장 첫날 성적을 보면 파두(-11.0%)는 공모가 대비 낮은 수준에 장을 마쳤고 에이피알(27.0%)도 30% 이상 오르지 못했다.
에코프로머티(58.0%)와 두산로보틱스(97.7%)가 공모가 대비 첫날 50% 넘게 올랐는데 로봇, 2차전지 등 당시 증시에서 주목받았던 유망업종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최대 규모 IPO로 상장 과정부터 시장의 높은 주목을 받았다. 수요예측 흥행에 이어 지난달 25~26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청약 증거금으로 25조 원을 모았다. 이는 올해 IPO 시장 최대 기록이기도 하다.
시장이 HD현대마린솔루션과 같은 대규모 공모주를 소화할 여력이 있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조단위 대어급 기업들의 코스피 상장 도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4월 들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수는 25곳으로 월간 기준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거래소 예비심사에 2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8월 말까지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는 기업은 올해 내 상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케이뱅크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상장주관사 선정을 완료한 가운데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규모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바리퍼블리카, DN솔루션즈도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최적의 상장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미 주관사 선정을 마친 LGCNS, SK에코플랜트, 서울보증보험 등도 올해 상장할 수 있는 조 단위 IPO 대어로 꼽힌다.
다음 코스피 상장주자로는 시프트업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시프트업은 ‘데스티니 차일드’, ‘니케’ 등을 대표작으로 둔 게임개발 기업인데 몸값이 2~3조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프트업은 3월 예비심사를 신청한 상태로 5월 중 결과를 통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진건설로봇과 산일전기도 4월중 코스피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예비심사를 통과할 경우 무리없이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에 이어 이들 세 종목만 더해져도 공모규모 기준으로 지난해 코스피 공모규모(1조1천억 원)를 큰 폭으로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종목 중심의 장세가 지속되며 IPO 시장을 향한 뜨거운 관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며 “5월 수요예측이 예정되어 있는 종목들도 공모규모 500억원 미만의 중소형 종목 중심이기 때문에 당분간 IPO시장 분위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정희경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