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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75분 기자회견 일문일답…“수사 할 만큼 하고 또? 특검은 정치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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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진행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국민보고는 25분, 기자회견은 75분으로 총 100분가량 진행됐다. 정치·경제·사회·외교 등 전 분야에 대한 다양한 질의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고령화를 대비하는 기획 부처인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내에 연금개혁안을 확정하고 기초연금은 4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사과를 표명했다.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선 사실상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시사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질의응답.

▲대통령께서 생각하시는 총선 패배의 원인은. 국정에서 가장 크게 어떤 변화를 추구하려고 하나.

=총선에서는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가 가장 중요했다. 제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들의 평가는 ‘좀 많이 부족했다’ 이런 것이 담긴 거라고 본다.

=결국 중요한 건 경제다. 민생에 있어 아무리 노력했더라도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게 부족했다. 언론 소통을 늘리고, 국민들께도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은 솔직하게 말하고, 설명하는 기회를 계속 갖겠다.

▲남은 3년, 국정기조 전환할 것인가.

=더 소통하는 정부, 민생에 관해 국민 목소리를 더 경청하는 정부로 바뀌어야 한다는 기조 변화는 맞다. 다만 헌법에 충실한 시장경제와 민간 주도 시스템이란 경제기조는 유지해야 한다. 바꾸고 고쳐야 건 세심히 고치고, 일관성 지킬 것은 지키겠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지금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대통령 의견은

=지금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건 어떤 영향을 미치거나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따로 언급은 않겠다. 공정하게, 엄정하게 잘 할 것이다. 특검은 검‧경, 공수처 등의 기관 수가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도이치니 하는 문제에 대해 사실상 저를 타겟해 특수부까지 동원해 수사했다.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건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도 맞지 않는, 정치공세나 정치행위 아닌가 생각한다.

▲채상병 특검법 거부할건가.

=특검 취지를 보더라도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보는 것이 옳다. 경찰과 공수처에서 수사하고 있고, 이후 검찰에 송치돼서 2차 보완수사를 거쳐서 아마 기소될 사람들은 재판으로 넘어갈 것이다. 모든 (수사)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도 국민들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났지만, 여전한 대치 정국 속 협치 강화 방안이 있나.

=이 대표를 만났다고 하루아침에 분위기 바뀌고 협치되지 않는다. 국민을 위한 협치를 위해 노력하는,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어떤 정치인에 대해서도 선을 긋거나 하지 않고, 늘 열어놓겠다.

▲이종섭 전 장관이 채상병 수사 의혹 사건 피의자였는데 호주대사로 임명한 이유와 당시 출국금지 상태였던 걸 알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출국금지는 인사검증 기관에서도 전혀 알 수 없는 것이고, 보안사항으로 유출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총선 전 참모를 통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 요구한 적 있는지와 과거에 비해 다소 소원해진 관계인지 궁금하다.

=비서실장과 원내대표, 한 전 위원장 이렇게 점심 먹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그 문제는 바로 풀었다. 한 전 위원장은 정치 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의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총선 지휘했으니 정치인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잘 걸어나갈 것이다.

9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 텔레비전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차기 방위비 협상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도전 등 미국 정치적 변화에 대해 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동맹국이라도 다른 나라 대선 결과를 예측하고 가정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고 조심스럽다. 분명한 건 한미의 탄탄한 이런 동맹 관계는 변치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 이에 기반해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여러 협상과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한일관계 방침과 강제징용 등 해결되지 못한 문제에 대한 대응이 궁금하다.

=기시다 총리와 저는 서로를 충분히 신뢰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자세가 있고 서로 이를 잘 알고 있다. 한일 양국은 과거사와 일부 현안에 대해 입장차가 확실하지만, 양국 미래와 미래세대를 위해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확고한 목표지향성을 가지고 인내할 건 인내해가면서 가야할 방향을 걸어가야 한다.

▲반도체 업계에서 다른 나라처럼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증시 밸류업 관련 새로운 대책이 있다면.

=모든 나라가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시간이 보조금이라는 생각으로 반도체 공장 시설을 만들 때 전력과 용수 기반 시설, 공장 건설, 이런 것들이 속도감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 생각이다.

=세제 지원 분야에 대해서는 대기업 감세, 부자 감세 이런 비판에 직면하면서도 추진했다. 국회도 설득하고 국민께도 잘 말해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우리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할 생각이다.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할 것이다. 1400만의 개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금융투자, 주식투자와 관련해 배당소득세 등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다. 금투세까지 얹히게 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국회에 강력히 협력을 요청하고 특히 야당에 협조를 구할 생각이다.

=밸류업 문제는 금융위 발표에 대해 시장의 실망감이 컸던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기업을 옥죄면서 빠른 속도로 밀어붙이기보다 협력을 먼저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연금개혁 논의가 다음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22대 국회에서 논의하기 전에 정부가 단일안을 낼 계획이 있는지.

=역대 어느 정부도 연금개혁 문제에 대해서 방치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정부가 협조해 백년대계인 연금개혁안이 확정될 수 있도록 해야겠고 생각하고 있다. 22대 국회로 넘겨서 조금 더 충실하게 논의하겠다. 제 임기 안에는 확정될 수 있게 협력하겠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는 여전히 어렵다. 대책 혹은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린다.

=경제 지표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을 물가에 둬 왔다. 이번 1분기 근원물가는 2.5% 이내로 관리를 했지만 소위 말하는 장바구니 물가, 또 식당에서 느끼는 외식 물가, 이런 것들이 잘 잡히지 않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는 사실 몇백 억 정도만 투입해 할인을 지원하고, 수입품에 대해 할당 관세를 잘 운용하면 잡을 수 있다. 외식 물가는 수입 식품이나 식료품들, 식자재들의 수입 물가가 국제시장 변동으로 인해 많이 높아지고, 인건비, 이 두 가지가 외식 물가를 올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할당 관세 제도를 잘 활용하고 관세를 아예 물리지 않는 방향으로 해 수입 원가를 낮추고 수입선을 다변화 하겠다. 범세계적인 루트와 시장을 조사하고 있다. 정부 역량 총동원하겠다.

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2주년 기자회견에 참석한 취재진이 윤 대통령의 국민보고 모두발언을 시청하고 있다.

▲저출생대응기획부의 운영 방향은.

=저출생대응기획를 신설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하겠다. 시간을 두고 진행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고 거의 국가비상사태다. 과거 우리 경제 성장을 강력히 추진해 온 경제기획원 같은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설치해 강력한 역할을 맡기려고 한다. 부모들이 일과 가정, 또 일과 육아를 양립할 수 있게 하고 자녀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부담을 줄여주고, 그 많은 부분을 국가책임주의를 강화해 국가가 떠안아야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주거, 보건, 복지, 고용, 일자리, 교육 이런 것을 모두 총괄할 수 있는, 사회부총리를 맡겨서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식 구조가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 대도시, 수도권으로 몰려서 과잉 경쟁, 무모한 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가정의 가치가 소홀하게 된다. 이렇게 된 것이 결국 저출생의 문화적 요인이 된다는 것은 거의 정설이다. 의식과 삶의 문화를 바꿔나가는 노력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

▲의료개혁 접점이 보이지 않는데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

=그런 것은 없다고 본다. 결국 자유민주주의적인 설득의 방식에 따라서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의사 증원,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우리의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료 수요를 감안할 때, 또 지역과 필수의료를 강화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 비춰볼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게 어느 날 갑자기 의사 2000명 이렇게 발표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현실에선 통일된 의견이 나오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의사협회, 전공의협회, 병원협회, 대학협의회, 이런 다양한 의료계의 단체이 통일된 입장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대화의 걸림돌이다. 1년 넘도록 통일된 의견을 받아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마냥 미룰 수는 없다. 로드맵에 따라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 나가겠다. 다행히 야당에서도 의료개혁에 대해 공감과 지지 의사를 표시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남은 임기 세금 정책은.

=지난 정부 때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부동산이라는 자산에 대해 시장 원리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금도 과도하게 들어가면 시장을 왜곡시킨다. 예컨대 양도소득세를 중과세를 한다면 시장 가격은 30억 원인데 그걸 팔아 세금 다 내면 10억원짜리밖에 안 된다. 임대차 시장도 과도한 세금이 부과되면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에게 조세 전가가 이뤄진다.

=부동산 관련 정책은 크게 세 가지다.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건축 규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 과도한 징벌적 과세를 완화해서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 또 재건축 사업자나 주택 구매자들이 원활하게 대출이 이뤄지도록 자금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부자 감세가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들이 안정적인 주거 보장을 받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목표다.

▲한동훈 위원장 관련해 차후에 다시 만남을 하실 계획이 있는지.

=저와 20년이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동훈 위원장을 언제든지 만날 것이다. 선거 이후에 본인도 많이 지치고 재충전이 필요한 것 같아 부담을 안 주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언제든 식사하고 만나게 될 것이다.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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