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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올해 1분기에도 대체투자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4분기에도 대체투자 리스크 관련 손실과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충당금 등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에 대한 여파가 올해에도 이어진 것이다.
특히 초대형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 경쟁사들은 주식거래 확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증대와 기업금융(IB) 부문 성과로 상당한 순익 개선세를 기록했지만, 미래에셋증권은 홀로 역성장했다.
게다가 김미섭, 허선호 각자대표가 새로 취임하면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순익 안정성을 높여가겠다는 전략을 제시했지만, 첫 실적부터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9일 실적 공시를 통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2705억원과 16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적자를 기록한 전분기와 달리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익은 14%, 당기순익은 31%가량 감소한 수치다.
경쟁사들이 이 기간 호실적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증권만 홀로 뒷걸음질 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은 올해 1분기 각각 3687억원과 2255억원, 1989억원의 순익을 냈다. 이들 증권사는 전년 대비 적게는 22%에서 많게는 40%가 넘는 순익 성장세를 나타냈다.
연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영향 등이 반영되면서 주식시장이 활성화돼, 브로커리지 수익이 대폭 증가했고 전략적으로 강화했던 IB 부문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영향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도 국내외 대체투자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지난해 4분기 1197억원의 순손실을 냈는데, 이는 부동산PF 관련 충당금과 대체투자 관련 손실 등이 수천억원 반영됐기 때문이다.
리스크는 올해에도 계속됐다.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문에서 선방했지만, 해외대체투자 부문에서 손실이 이어지면서 1분기에도 실적부진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 실적이 김미섭 부회장과 허선호 부회장의 각자 대표체제가 구축된 이후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 부회장과 허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손익 안정성을 제고를 주문했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 부회장과 허 부회장은 “고객 운용자산과 수수료 기반의 WM, 세일즈 앤 트레이딩과 연금 비즈니스를 보다 강화하고 투자자산에 대한 익스포저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 손익 안정성을 높여가야 한다”면서 “각 비즈니스별로 리스크 요인과 투자가치를 잘 살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고 당부했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수익성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를 위해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보다 강화해야 하고, 글로벌 부문의 손익 기여도도 높여야 한다.
해외 사업부의 자기자본이 미래에셋증권 자본의 30%에 달하지만, 손익 기여도는 이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인도 증권사 쉐어칸을 중심으로 글로벌 WM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 점도 과제다.
이에 더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정비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져가야 한다. 특히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ECM(주식발행시장)과 DCM(채권발행시장) 등 IB부문 경쟁력도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수익 다변화를 위해 글로벌 사업 추진전략을 구체적으로 이행해 나가고 있다”며 “인도 해외법인은 리테일 온라인 브로커리지 누적 계좌 115만개 가까이 달성했으며, 향후 현지 종합증권사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 국가에서는 온라인 브로커리지 비즈니스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시현하고, 홍콩, 뉴욕, 런던 등 선진시장에서는 S&T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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