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분기 기준 최대 성과를 냈다. 2022년 4분기부터 엔데믹 수혜로 6분기 연속 흑자를 내다 이번에 정점을 찍은 것이다. 경기가 좋지 않아 엔저 효과를 볼 수 있었던 일본으로 여행 수요가 계속해서 몰린 게 득이 됐다. 이제 LCC는 분기 1000억 영업이익 기대감을 키워가게 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 구간을 지나 완전한 정상화 궤도에 진입해 실적 증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먼저 치고 나가는 LCC는 진에어와 제주항공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제주항공이 5392억원(영업이익 751억원)으로 선두를 달렸고, 영업이익에서는 진에어가 985억원(매출 4303억원)으로 1위를 쟁취했다. LCC 중 2022년 4분기에 가장 먼저 흑자전환 소식을 전했던 양사는 6분기 연속 호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1분기 티웨이항공은 매출 4230억원, 영업이익 753억원의 경영 실적을 거뒀다고 이날 발표했다. 3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하락을 맛봤지만 매출에서만큼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2023년 1분기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현재까지 5분기 연속 이익을 거두고 있다.
3사는 모두 중·단거리 노선에서 재미를 봤다. 계속되는 엔저 현상으로 일본 노선에 여행객이 밀려들었고, 동남아시아 노선은 겨울 성수기로 인기가 지속됐다.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주력한 3사는 1분기 여객 실적에서도 최근 5년 만에 분기 기준 정점(제주항공 222만1127명, 진에어 164만779명, 티웨이항공 165만5808명)을 찍었다. 1분기만 비교하자면 3사 모두 2019년(제주항공 218만3625명, 진에어 155만5359명, 티웨이항공 131만8265명)을 넘어섰다.
3사가 달성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에 이른다. 1분기 985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진에어는 상반기에 영업이익 1000억원을 가장 먼저 달성할 곳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3사가 이번 상반기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에 근접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수요만 보면 긍정적이지만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함께 나온다. 인건비, 공항비, 항공유 등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몸집 키우기 끝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2분기 여행 수요 증가만큼은 확실하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 3사는 공급을 확대하는 등 탄력적인 노선 운영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아시아권역에서 사세를 넓혀간다. 주춤했던 중국 노선 공급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3월 중국인 관광 수요가 전년 동월 대비 400% 이상 성장했다”면서 “본격 회복세가 점쳐진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조만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하늘길을 오간다. 호주 시드니 취항 이후 두 번째 중장거리 노선이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 팬데믹때부터 중장거리 취항을 준비해 왔다. 이제 항속거리 1만800km 수준의 중장거리 항공기는 일본 대신 중장거리 노선에 모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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