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 기회를 잡기 어려운 고금리 시장 환경에서도 부동산 투자를 연이어 성사하고 있다. 다년간 축적된 네트워크로 딜소싱을 해내며 운용자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7일 기준 펀드 설정 원본 규모가 25조1539억원으로 올 들어 8048억원 신규 설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이지스자산운용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정상화를 위해 맡긴 기금으로 첫 성과를 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사업장에 묶인 선순위 채권 600억원어치를 인수한 것이다. 지난해 캠코의 PF 정상화 펀드가 조성된 뒤 운용사가 딜을 발굴해 투자를 성사시킨 사실상 첫 사례로 알려졌다.
지난해 캠코는 1조1000억원 규모의 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했다. 신한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캡스톤자산운용, KB자산운용에 운용을 맡겼다. 하지만 지난해 신한자산운용의 회현역 삼부빌딩 매입 이후 거래 성사가 없었다. 업계에서는 삼부빌딩의 경우 펀드 조성 전부터 신한자산운용이 매입을 검토하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성수 사업장이 사실상 첫 사례라고 보고 있다.
이 사업장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268-2번지 일원에 지하 6층~지상 10층 규모의 연면적 2만1420㎡(6480평)의 업무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토지 소유권을 확보한 상태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로 본 PF 전환과 공사 착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번 투자로 금융 구조가 개선되고 사업장이 본PF를 조달하면 성공적인 투자 회수가 가능하다.
같은 달 매입한 인천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건도 규모로 주목을 받았다. 이 물류센터는 연면적 29만9251.6㎡ 규모에 저온창고 1개층, 상온창고 7개층으로 이뤄졌다. 수도권 내 물류센터 중에서 여섯번째로 큰 규모로 알려졌다. 쿠팡이 10년 이상 장기임대차 계약을 맺고 사용하고 있다.
매입가격은 5000억원 중후반대로 알려졌다. 매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이 참여한 피에프브이(PFV)다. 2018년 약 5만5000㎡ 부지를 인수해 물류센터 개발을 진행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2년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금리 인상 등 부동산 경기 악화와 시장의 물류센터 공급 과잉 문제로 딜클로징에 시일이 걸렸다. 결과적으로 당초 논의된 가격보다 할인한 가격으로 거래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월에는 서울역 8번 출구에 나란히 소재한 메트로타워와 서울로타워 등 2개 빌딩을 동시에 매입했다. 앞서 인수한 남산 힐튼호텔과 연계한 개발로 연면적 46만㎡ 규모의 초대형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남산을 시민에게’라는 모토로 ‘뉴욕 허드슨 야즈’나 ‘도쿄 아자부다이힐스’와 같은 랜드마크 시설을 기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높이 차이로 가동이 어렵던 PF 정상화 펀드에서 본PF 전환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사업장을 발굴해 투자를 성사한 저력을 보였다”며 “자금 조달 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가운데 메트로타워, 서울로타워를 동시에 매입한 투자와 규모가 큰 인천 석남 물류센터 매입 등을 완료한 건도 올해 돋보이는 투자 사례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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