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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붐을 맞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프로브카드(반도체 결함을 검사하는 부품) 제조 업체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프로브카드가 HBM의 수율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인 만큼 수요가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는 AI 시장이 커지며 HBM 관련 밸류체인에 속하는 프로브카드 제조 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프로브카드 생산 기업들의 주가는 올 2분기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이크로투나노(424980)의 주가는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50.54% 상승했다. 또 다른 프로브카드 제조 업체 티에스이(131290) 주가 역시 같은 기간 33.93% 상승했다.
프로브카드는 AI 경쟁 속 HBM의 적층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HBM은 AI에 필요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서 만든다. 이때 늘어난 층수만큼 공정 난도가 상승한다. 하지만 SK하이닉스(000660)는 후공정에 필요한 D램용 프로브카드를 그동안 미국 폼팩터와 일본 마이크로닉스재팬(MJC) 등 해외에서 조달했다. 국내 기술이 아직 부족했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달 29일 마이크로투나노가 SK하이닉스로부터 HBM용 프로브카드 납품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솔브레인(357780)이 HBM용, 티에스이가 범용 D램용 프로브카드 신뢰성 평가를 통과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SK하이닉스는 해외 기업 과점에 맞서 (프로브카드) 공급 이원화를 원했었다”며 “현재도 다른 여러 기업들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외국 기업의 부품을 사용하는 데 부담을 느낀 삼성전자(005930) 역시 피엠티(147760)의 D램용 프로브카드를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프로브카드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HBM 시장이 커지며 덩달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수요 성장률이 200%에 육박하며 내년에는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AI발 메모리반도체 상승 사이클은 유효하다”며 “관련 밸류체인인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에 HBM 납품을 위한 치열한 수율 경쟁도 프로브카드 업체에 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높은 수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검사 장비가 필수다. 최근 엔비디아가 “HBM의 품질과 수율을 높여 납품을 서둘러달라”고 요청하면서 경쟁은 더 격화됐다. 삼성전자는 수율 향상을 목적으로 임직원 100여 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역시 공정의 핵심이 되는 액화 소재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며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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