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금리 정점론에 리츠 ETF 쓸어담아
개별 종목으로 보면 매수세 양극화…대형 운용사 쏠림↑
보수 인하 경쟁에 ‘상위 브랜드‧저보수’ 리츠 ETF로 몰려
‘최저 수수료’ 주의보…실제 투자자 부담 비용 확인해야
금리 정점론이 대두되며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종목별로는 자산운용사의 시장 장악력에 따라 자금 유입이 양극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운용사 간 보수 인하 경쟁을 양극화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국내 상장리츠에 투자하는 주요 ETF 5개를 올해 총 79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TIGER 리츠부동산 인프라’다. 올해 순매수 규모(530억 원)가 이미 지난해 총 순매수액의 60%에 달한다.
개인 매수세가 거세지면서 리츠 ETF의 순자산총액도 크게 늘었다. 리츠 ETF 5종목의 연초 대비 순자산총액은 평균 49% 넘게 늘었다. 가장 크게 증가한 ETF는 ‘KODEX 한국부동산리츠 인프라’로, 상장일인 올해 3월 5일 순자산총액보다 136% 늘어난 339억 원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개인 매수세의 양극화다. 개별 리츠 ETF 종목을 각각 살펴보면 매수세가 거센 종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로, 대형 운용사 쏠림이 심화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인지도가 높은 대형 운용사가 운용보수까지 극단적으로 낮추며 경쟁에 나선 영향이 크다고 봤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이 올해 3월 ‘KODEX 한국부동산리츠’를 상장하며 0.09%의 운용보수를 내걸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운용보수를 기존 연 0.29%에서 연 0.08%로 인하했다.
이에 리츠 ETF의 자금 쏠림 현상은 수익률과의 관련성이 적다. 예컨대 ‘히어로즈 리츠이지스액티브’는 1년 수익률이 10.31%로 가장 높은데도 리츠 ETF 중 유일하게 개인 순매도 우위를 보였다. 올해 개인투자자는 이 ETF를 올해 3억6200만 원 넘게 순매도했다. 순자산총액도 올해 초보다 12% 가까이 줄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한 테마 안에서도 다양한 운용사들이 기발한 상품으로 경쟁해 볼 수 있는 구조의 시장이 아니다”라며 “인기 있는 테마가 생기면 수익률이 좋은 상품을 두고도 보수가 제일 낮은 상위 브랜드의 ETF에만 투자가 집중돼 사실상 상품 개발 및 기획에 대한 동기 자체가 줄고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편 총보수가 업계 최저로 알려졌더라도 실제 투자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더 높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총보수는 0.08%로 알려졌지만, 기타 수수료 등을 포함하면 투자자는 총 0.1424%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이는 총보수가 0.09%였던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 인프라’의 실제 투자자 부담액(0.0903%) 보다 비싼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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