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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국회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장은 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21대 국회에서 모수개혁부터 합의한 뒤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논의하자”고 밝혔다. 2022년 7월 국회 연금특위가 출범한 이후 1년 10개월 동안 공청회와 자문위원회, 시민참여형 공론화위원회를 거쳐 인상 보험료율은 합의점을 찾았으니 이번 국회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보자는 것이다. 모수개혁은 국민연금 제도의 틀은 유지하고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가입 기간 평균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연금수급 개시 연령 등을 조정해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을 뜻한다. 여야는 공론화위가 끝난 뒤 보험료율 9%·소득대체율 40%에서 대체율은 합의하지 못한 채 보험료율(13%)에서만 의견 일치를 봤다. 양측간 소득대체율 2%포인트 차이가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정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1대 국회에서 최대한 개혁 작업을 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생산연령인구가 정점을 찍고 있는 지금이 연금개혁의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오랜 시간과 예산을 들여 협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여기서 멈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보험료율을 올리는 데는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했으니 21대 국회에서도 개혁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도 전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21대 국회 임기가 남아있다”며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이 때문에 여야가 합의를 이룬 보험료부터라도 먼저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198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인상하지 못한 현행 보험료율(9%)이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연금 재정을 지탱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 소득대체율인 40%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지균형 보험료율’은 19.8%다. 지금은 필요한 비용의 절반도 내지 않는 적자 구조인 셈이다. 연금 제도가 성숙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연금 보험료율은 18.2%, 소득대체율은 42.3%다. 인구구조를 고려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험료를 내는 경제활동인구는 앞으로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보험료율 인상은 빠를수록 좋다”며 “소득대체율이 43~45% 수준이면 개혁을 1년 미루는 것보다는 지금 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야 안의 평균인 소득대체율 44%에서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보험료율을 올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인상해서 시간을 벌고 5~10년 뒤 추가 개혁을 하면 된다”며 “이번에 그냥 지나가면 5년 뒤에는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금 재정은 이미 비상이다.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 수입과 수급자들이 타가는 연금 지출을 비교한 보험료 수지는 2027년부터 적자로 전환할 예정이다. 한동안은 기금 운용수익이 적자를 메우지만 2041년부터는 이마저도 부족해 기금을 헐어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후 기금은 2055년께 고갈된다. 저출생이 가속화되고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갈 시점은 더울 빨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추산에 따르면 연금 개혁이 5년 늦어지면 감당해야 하는 잠재적인 비용이 약 260조 원 더 늘어난다. 연간 약 52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제22대 원구성 작업과 관련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21대 국회에서 연금 개혁에 참여했던 특위 위원 13명 중 7명이 22대 국회에 진입하지 못했다. 특히 논의를 주도해온 김성주 민주당,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22대 국회에서 뱃지를 못 달았다. 22대의 경우 사실상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연금 개혁의 경우 사안이 중대한 만큼 서두르지 않고 22대 국회에서 논의하되, 자신의 임기 내 개혁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지만 할 수 있는 부분은 먼저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개혁은 시간이 돈이다. KDI 자료를 단순 계산하면 연금개혁이 1년 늦어지면 50조 원 규모의 자금이 더 필요하다”며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야 하며 할 수 있는 부분부터 마무리 짓는 전략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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