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의 국정 성과와 향후 계획,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약 21개월 만에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짙은 군청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책상에서 22분간 ‘국민보고’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책상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물한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가 담긴 명패가 놓였다.
윤 대통령은 “저와 정부는 시급한 민생정책에 힘을 쏟으며 우리 사회의 개혁에 매진해 왔다”고 지난 2년을 자평했다. 이어 “앞으로 3년, 저와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담화문 발표를 마친 윤 대통령은 브리핑룸에 이동해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에 응했다. 사전 조율 없이 즉석에서 사회자(김수경 대변인)가 질문자를 지정하고, 대통령이 답변하는 방식이었다. 정치, 외교·안보, 경제, 사회 등으로 분야를 나눠 진행됐다.
기자회견 초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질문이 집중됐다. 윤 대통령은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답했지만,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에 대해선 “정치 공세”라고 선을 그었다. ‘채상병 특검’,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길게 답변을 이어갔다.
’20년 지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관련 질문에는 살짝 어색한 미소가 포착됐다. 그 외 질의응답에서는 미소를 짓거나 큰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2~3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기자회견 준비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의응답이 당초 예정됐던 1시간을 넘어 70여분을 넘어서자 사회자가 “시간 관계상 이 정도로 줄이겠다”라고 마무리를 시도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손을 저으며 “더 (질문)하시죠”라며 회견을 이어갔고, 두 명의 질문을 추가로 받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서 뵙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이어 단상에서 내려와 회견장에 착석한 150명의 출입기자들과 악수를 한 뒤 브리핑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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