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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이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HD현대중공업에 이어 한화오션의 야드실사도 완료했다. 양사는 올해 내로 미국 MRO 시장 진출을 위한 자격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수주 작업을 진행한다. 우수한 함정 기술력을 인정 받아 장기적으로는 미국 함정까지 직접 건조한다는 포부다.
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4월 말 미국 함정 MRO 시장 진출을 위한 자격인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를 신청하고 거제사업장의 야드실사까지 마쳤다.
야드실사는 미 해군이 해당 조선사가 MRO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보유했는지 점검하는 절차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올해 초 울산조선소 야드 점검을 마치고 현재 MSR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업체 등록 등 현재 미국 국방부와 거래하기 위한 다른 절차는 모두 마친 상황으로 두 회사는 MSRA 승인이 완료되면 즉각 미국 함정 MRO 수주에 뛰어들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을 위한 자격을 취득하면 군수지원함 등 보안등급이 낮은 사업을 시작으로 점차 수주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해군으로부터 국내 수상함과 잠수함의 기술력과 납기 능력 등을 인정받고 있는 데다 조선 인프라가 취약한 미국 현지 사정과도 맞물려 국내 조선사들의 MRO 사업 진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2월 방한해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조선소를 둘러본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은 미국 해군연맹이 주최한 행사에서 “한국은 미국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고품질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며 “선박 공정의 디지털화 수준과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최고라 선박 인도 날짜도 정확하다”고 말했다. 미국 유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은) 군함 사업을 위해 한국 조선소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입장에서도 MRO 사업이 신조와 달리 꾸준한 수요가 뒷받침돼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이 보장되는 ‘캐시카우’인 만큼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특히 미국은 전 세계 함정 MRO 시장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함정 MRO 시장은 올해 약 79조 원(미국 20조 원)에서 2029년 약 87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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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MRO 사업으로 미국 함정 사업의 기초를 닦고 내친김에 미국 함정을 직접 건조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당장은 미국의 ‘존스법’(미국 내 건조한 선박만 미국 내 운항)으로 직접 수주는 어렵지만 이를 대비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에 자회사를 둔 호주의 방산·조선 기업 ‘오스탈’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참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합병의 발목을 잡았던 안보 리스크도 상당수 줄어들었다. 오스탈은 지난해 11월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선정됐는데, 그간 회사는 미국과 호주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며 인수 제안을 거절해왔다. HD현대중공업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필리조선소와 현지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관공선 신조 및 MRO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미국 현지의 조선소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군 대령 출신인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현재 미국의 함정 건조 능력은 패권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중국보다 상당히 떨어진 상황으로 큰 우려가 될 부분”이라며 “만약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MRO를 시작으로 우수한 함정 납기능력·기술력을 증명할 경우 건조 분야에서도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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