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코로나 19 이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호텔신라가 이달 새로운 숙박 상품을 선보인다. 기존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에 레저 콘텐츠를 더한 ‘신라스테이 플러스’다. 과거 호텔신라의 실적을 뒷받침하던 면세 사업이 고꾸라지자, 이부진 사장이 돌파구로 레저형 호텔을 고안해 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18만원짜리 제주도 신라스테이…오션뷰 객실에 수영장 마련
호텔신라는 이달 16일 제주도 북서쪽 해변인 이호테우 인근에 총 211실 규모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를 정식 오픈한다고 밝혔다. 설립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선보이는 레저형 호텔이다.
호텔이 들어서는 이호테우 해변은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를 타고 약 20분 거리에 있다. 무지개 해안도로, 목마 등대 등 이른바 포토 스팟이 여럿 있어 제주도 해수욕장 중에서 관광 수요가 많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는 주변 경관을 고려해 건물 디자인에 파도치는 형상을 접목했다.
기존 신라스테이보다 내부 객실을 넓히고, 타입도 다양하게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총 211개 객실 중 대다수가 이호테우 해변을 감상할 수 있는 오션뷰 입지다. 제주도에 가족 등 3~4인 단위 여행객이 많은 점을 겨냥해 다인용 객실을 마련했다. 2층 침대를 설치한 객실, 카페트 대신 온돌로 바닥을 마감한 객실 등이 있다.
레저형 호텔인 만큼 휴양을 위한 부대시설을 함께 꾸린다. 건물 지상 2층에 총 130석 규모 오션뷰 카페인 ‘웨이브리스(WAVELESS)’가 있다. 이 밖에 야외 수영장, 야외 테라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는 오는 6월 30일까지 오픈 기념 이용 요금으로 주중 숙박(일~목요일)은 18만8150원부터, 주말 숙박(금~토요일)은 23만750만원부터로 책정했다.
■ 면세사업 약세에 레저형 호텔 카드 꺼냈다
호텔·레저 업계에선 호텔신라가 코로나 19 이후 장기화하고 있는 실적 혹한기를 벗어나기 위해 레저형 호텔이란 궁여지책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신라 매출은 연결 기준 3조5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감소했다. 올해에는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여전히 수익 회복이 더디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액이 98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521억원)와 비교하면 30.4% 늘면서 외형은 확대됐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64.9%나 줄었다.
당초 호텔신라 실적을 뒷받침하던 사업 부문은 면세유통(TR)이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TR부문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회사 전체에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코로나 종식 선언 이후에는 업황이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관광객 소비 패턴이 소비에서 경험으로 바뀐 데다, 강달러로 외국인 매출이 하락하면서 실적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TR부문 매출은 83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9억원을 기록해 77%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호텔신라가 면세점 옥석 가리기에 이어 새 호텔 상품 런칭 카드를 함께 꺼낸 것이다. 면세점의 경우 싱가포르 창이공항·홍콩 첵랍콕공항·마카오공항 3곳만 남겨두고 해외 시내면세점을 모두 철수한 상태다. 신라스테이의 경우 각 사업장 성격에 따라 직영·위탁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올해에는 제주도에 레저 콘텐츠를 결합한 ‘신라스테이 플러스’를 연다. 다만 이달 16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직원 채용이 원활한 편은 아니라고 전해진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신라호텔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는 영업이익의 감익 추세가 불가피하다”라면서 “하지만 하반기에는 지난해 매우 낮은 기저효과로 실적 모멘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 관광객 중 특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 확대가 실적 개선에 주요한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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