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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 다 죽는다”…준공 기한 약속한 신탁사까지 빨간불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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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 로고. [사진=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로고. [사진=금융투자협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가운데 신탁사의 ‘책임준공’ 보장이 부실 문제를 터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8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3개 새마을금고로 이뤄진 경기도 안성시 물류센터 건설공사와 평택시 물류센터 건설공사의 PF 대주단은 최근 신한금융그룹 산하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대주단은 손해배상청구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같은 금융지주인 신한은행에 신한자산신탁 명의로 개설한 예금에 대해 가압류까지 신청했다. 대주단이 제기한 손해배상액은 총 770억원이다. 두 사업 시행자들은 애초 지난 3월 말까지 물류센터를 완공할 계획이었지만 기한 내에 공사를 끝내지 못했다.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은 지난 2015년 도입해 신용도가 낮은 지역 중소 건설사를 대신해서 신탁사가 대주단에 책임준공 확약을 제공해 PF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주로 물류센터나 오피스텔처럼 비주택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 많다. 신탁사가 사업비의 2%를 떼가는 고수익 사업이라 금융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공사 중단 사례가 드물어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건설 경기가 꺾이면서 책임준공형 신탁으로 추진한 다수의 PF 사업이 부실 위험에 직면했다. 특히 시공을 맡은 중소 건설사 파산이 본격화하면서 앞으로 신탁사에 책임준공 의무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인천과 평택 같은 곳에서 신탁사의 책임준공과 관련한 소송이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기준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현장 중 23%가 책임준공 기한을 넘긴 것으로 파악했다. 이 중 신탁사가 책임져야 하는 곳은 8%로 추산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매기는 대신자산신탁과 우리자산신탁을 비롯해 7개사의 관련 PF를 분석한 결과다.

이를 토대로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14개 부동산 신탁사의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현장 중 책임준공 기한을 넘긴 사업장 관련 PF는 3조 8000억원(신탁사 자기자본의 104%), 책임준공 기한을 넘겨 소송에 직면한 사업장 관련 PF는 1조 9000억원(자기자본의 35%)으로 추계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작년 부동산 신탁사 14곳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2326억원으로 전년(6426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부채 총계는 2022년 약 1조8143억원에서 지난해 2조 8484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책임준공 문제가 단순히 신탁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탁사가 무너지면 자금을 지원한 PF 대주단에 위험이 연쇄적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한 건설 현장이 속출하면서 PF를 둘러싸고 줄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의 책임준공 보증상품에 30건 이상의 신청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보증상품은 건설사들의 책임준공 의무가 건설사를 유동성 위기와 부도까지 몰고 간다는 지적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말 마련됐다. 건설사가 약정한 날까지 책임준공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건설공제조합이 6개월을 더한 기간 내 시공을 완료하고 시공을 다 못했을 경우 미상환 PF 대출 원리금을 보증금액 한도 내에서 대신 갚아주는 상품이다. 


퍼블릭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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