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 디앤디파마텍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지분 매각이 시작되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의무 보유 기간이 끝난 3개월 뒤 시장에 유통 가능한 디앤디파마텍 주식은 상장 주식 수의 절반이 넘는다. 매도 공세가 수개월 넘게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디앤디파마텍이 상장한 당일(2일)부터 3일까지 12만7467주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2대 주주인 미국 투자기관 옥타브 라이프사이언스도 지난 2일 13만126주를 매각하며 약 60억원을 회수했다.
디앤디파마텍을 향한 오버행 우려는 상장 전부터 있었다. 의무 보유 수량을 제외하고 281만6494주가 상장 직후 시장에서 유통 가능한 물량이어서다. 이는 상장 주식 수의 27%에 해당하는 규모다. 디앤디파마텍은 시리즈A와 시리즈B, 프리IPO 등 세 단계에 걸쳐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총 219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스마일게이트인베는 1개월 후 9.98%를 시작으로 2개월 후 9.71%, 3개월 후 9.71% 지분의 락업이 해제된다. 2대 주주인 옥타브 라이프사이언스의 지분도 3개월 내 모든 락업이 해제된다. 주식매수선택권 주식 98만5338주와 전환사채 4만주 등 102만5338주도 상장 후 잠재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물량이다. 현재 유통 가능 물량을 제외하고 상장 3개월 후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총 주식 규모는 상장 주식 수의 51.73%에 달한다.
디앤디파마텍 측도 오버행 이슈를 의식해 일반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만들었다.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일반 청약자를 대상으로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부여한 것이다. 일반투자자가 공모주 청약으로 받은 주식이 상장 후 3개월 내에 공모가 이하로 하락하면 상장주관사에 이를 90% 가격에 되팔 수 있다.
다만 주당 1만원대인 시리즈A 라운드 투자사를 제외한 모든 FI들이 평가 손실을 기록 중인 만큼 단기적인 오버행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프랙시스 투자 당시 디앤디파마텍의 포스트 밸류는 6634억원이었으나 현재 시가총액은 4000억원대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리즈B 라운드에서는 주당 단가가 4만7300원 수준이었고, 프리IPO에서는 이보다도 높은 금액으로 투자 유치했다”면서 “매각하면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에 당장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4년 설립된 디앤디파마텍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을 활용한 만성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GLP-1은 음식 섭취 시 위·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슐린 합성·방출 증가, 글루카곤 분비 억제, 소화 흡수 과정 지연 등의 기능을 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