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그룹 전체를 포괄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 구축에 착수한다. 금융, 증권, 보험 등 업권을 아우르는 생성형AI 인프라를 마련해 한 걸음 앞서 나가겠다는 포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등 지주를 포함한 9개 금융 계열사가 함께 이용하는 생성형 AI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총 사업비만 110억원이 넘는 금융권 대규모 생성형AI 프로젝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로 그룹 내부 업무 효율성 증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보고서 작성이나 마케팅 기획 등 업무에 생성형AI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통합 플랫폼을 구비하면 인프라 사이즈가 커지는 만큼 업권을 넘나드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계열사들이 중복투자를 피하면서 효율적으로 AI 인프라를 갖출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권은 최근 AI를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확장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AI 전략 포커스를 ‘생성형’에 맞추며 활용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각 금융지주나 은행별로 AI 조직을 확대하고 LLM(거대언어모델), NPL(자연어처리) 등 생성형 AI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작년말 기존 ‘데이터AI본부’를 ‘AI데이터혁신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본부 산하에 ‘AI비즈혁신부’를 두고 생성형 AI 비즈니스 적용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체계를 마련한다. 하나금융 역시 작년까지 ‘그룹디지털부문’ 산하에 뒀던 ‘데이터본부’를 올해 ‘AI데이터본부’로 확대했다.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NPL(자연어처리) 등 생성형 AI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 중이다.
생성형AI 적용 사례도 속속 등장한다.
KB증권은 생성형 AI를 직원 업무 지원 서비스에 활용 중이다. 챗GPT 기반 AI금융플랫폼 ‘오피스 프로(OfficePro)’를 통해 직원 누구나 업무 처리를 위한 툴을 제작·활용할 수 있다. 직원들이 직접 만든 명령어(프롬프트)를 다른 직원들이 활용하거나, 이를 빌드업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이 달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범 서비스를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실험실’ 형식으로 제공 중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질문으로 사용자 금융투자 유형과 소비 패턴을 MBTI 분류 방식으로 도출하고, 이를 특정 상품으로 연계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향후 정식 서비스로 내놓을 수 있는지 검증한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최근 생성형 AI 플랫폼 ‘챗 프로(PRO)’ 구축에 돌입했다. 사내 구성원들이 사내 데이터를 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하는 챗봇이다. 직원이 업무에 필요한 내부 정보를 확보할 때 담당자를 찾거나 여러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 업무 효율을 향상할 수 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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