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미국의 금리 인하 후퇴 전망으로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세를 타고 현물과 선물을 대거 순매수하며 증시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종의 2분기 실적 전망까지 상향 조정에 나서고 있어 외국인 수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2745.05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달 4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2740선을 회복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날 외국인들은 코스피 200선물을 2조3447억원 매수해 거래소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4월 말 기준 상장주식 802조5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시가총액의 28.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기인한다.
이날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2024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국내 경상수지는 69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11개월 연속 흑자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한국의 반도체 부문이 회복함에 따라 한국기업의 이익이 올해 54% 증가할 것”이라며 “운영 레버리지가 높은 반도체 섹터가 가파른 이익 감소에서 반등함에 따라 올해 가장 큰 잠재적 이익 성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최근 지속적인 외국인 순매수 유입에 대해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올해 추정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으로 촉발된 금리인하 불확실성도 점차 완화되고 있어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시장은 이미 연내 1번 금리인하 예상을 선반영 중”이라며 “연준의 점도표 후퇴(3번에서 2번 예상)를 감안하더라도 시장의 우려가 과도한 데 따른 정상화 국면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2분기에 고용과 물가, 경제의 압력이 다소 경감된다면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서 “금리 선물에 반영된 올해 금리인하 횟수는 약 1.6회로 조금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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