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75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재정 신속 집행으로 지출이 증가한 탓이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걷힌 재정 총수입(국세·세외수입 등 포함)은 전년 동기 대비 2조1000억원 증가한 14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세 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 줄었다. 12월 말 법인 사업 실적 저조 등으로 법인세가 5조5000억원 줄고 성과급 감소에 소득세도 7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기금수입이 55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조2000억원 더 걷혀 총수입 증가에 기여했다. 세외수입(7조5000억원)은 전년보다 1000억원 늘었다.
1분기 총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조4000억원 증가한 21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재부는 연간계획 기준금액인 252조9000억원 중 3월까지 106조1000억원을 신속 집행하면서 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집행률은 41.9%로 전년보다 7.8%포인트 올랐다.
걷어들인 세수보다 쓴 돈이 많아지면서 1분기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64조700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이에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5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월별 관리재정수지 집계가 시작된 2014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54조원)과 비교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21조3000억원 확대됐다.
정부는 올해 적자 규모를 91조6000억원 수준으로 관리 계획인데 1분기에 관리 목표치의 82%가 넘는 적자가 발생한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상반기 재정 신속 집행의 영향으로 지출이 3월에 집중되면서 전체적인 적자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나라살림이 악화되면서 나랏빚도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는 3월 말 기준 111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석 달만에 23조원 증가했다. 다만 국고채 만기상환이 분기 말에 집중되면서 전월보다는 4조900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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