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후 가장 직접적으로 의사 내비쳐
미국 제공한 2000파운드 폭탄 사용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 공격에 나서면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군사 지원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7개월간의 전쟁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직접적으로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이날 바이든의 경고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의 군사·외교 지원에도 미국의 요구를 반복적으로 거부해온 것과 맞물려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수용한 휴전안을 거부하고, 라파 지상전을 강행할 의지를 내비쳤다. 바이든은 이날 “가자에서 민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한다면,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공격에 사용했던 무기를 지원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 등 주요 외신은 “미국이 제공한 2000파운드 폭탄이 피란민 140만 명이 밀집한 라파에서 사용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폭탄은 파괴력이 강해 인구 밀집 지역에선 사용되지 않는다. 다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이 폭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
이번 조치로 바이든의 이스라엘 지원 노선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SJ는 “그동안 바이든은 이스라엘 무기 공급을 중단하라는 민주당 압력에도 불구하고, 제재를 가하는 것을 꺼려왔다”며 “이미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협상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라파 공격을 암시하며 여러 조치를 취했다.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라파 국경을 점령해 구호물자 지원 경로를 차단했다. 또한 구호 단체들이 가자지구에는 더는 피란민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음에도, 1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위를 위해 방공무기체계인 아이언돔 유지를 비롯한 방어 무기 지원은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은 확실히 할 것”이라며 “그러나 라파에 대한 공격에는 무기와 포탄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가자지구의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34,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WSJ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10월 7일 하마스 무장 단체가 이스라엘-가자 지구 국경을 습격하여 민간인 1200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인질로 잡으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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