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특례대출 효과, 3040 내 집 마련 움직임 ‘반짝’
정부 규제 완화, 다주택자 비중도 증가세
“고금리, 시장침체 여전…완전한 회복세 전환 어려워”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주택 매수세가 일부 회복된 모습이다. 정부 정책을 활용해 생애 첫 주택 매수에 나서는 무주택자는 물론 규제 완화 기조 속 다주택자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신생아특례대출을 시작한 지난 1월 29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2만986건, 5조1843억원 규모의 대출 신청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구입 자금으로 3조9887억원, 전세자금 대출로 1조1956억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다.
정부는 올해 신생아특례대출로 32조원가량 나갈 것으로 추산했는데, 16% 정도 소진한 셈이다.
신생아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 및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연 1~3%대의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구입 자금을 지원해주는 정부 정책 대출이다. 전용 85㎡ 이하, 가격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집값이 주춤한 가운데 이 같은 정부 정책을 활용해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서는 3040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올 1분기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를 살펴보면 전국 아파트 거래 가운데 30대 매입 비중이 26.1%로 가장 컸다. 지난해 4분기 대비 1.1%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40대는 25.4%로 뒤를 이었다.
생애 첫 주택 구입 비중도 크게 늘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오피스텔 등) 구입으로 전국에서 소유권 이전을 신청한 매수인은 3만8131명이다.
한 달 전보다 14.5% 늘었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24.1% 많은 수준이다. 월 기준으로 보면 2021년 11월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치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45.3%, 40대가 25.7%로 전체의 71%를 차지했다.
다주택자 비중도 증가했다. 전체 집합건물 가운데 2채 이상 소유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지난달 16.50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0.01포인트, 1년 전과 비교하면 0.15포인트 올랐다. 다소유지수는 값이 커질수록 다수의 집합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규제 완화가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정부는 올 초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철폐를 공언한 바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는 내년 5월까지 1년 더 연장됐고, 전용 60㎡ 이하, 수도권 6억원 이하(지방 3억원 이하) 비아파트 구입시 해당 주택은 세금 산정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실상 전국적으로 규제지역도 해제된 상태다.
일부 매수심리가 회복된 모습이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크고, 여소야대 정국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및 양도세 폐지 등 추가 규제 완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워져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거래가 늘어난다는 점은 시장 정상화를 위한 긍정적인 발걸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2020~2021년 발생한 집값 인플레이션 버블이 아직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고 구매능력이 있는 상당수 수요자는 이미 주택을 구입했다. 금리 불확실성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라면 지방을 중심으로 투자하기 적기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선 거래가 늘고 원만한 회복 흐름을 보일 수 있으나 워낙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어서 전체 분위기를 끌고 가긴 제한적”이라며 “거래량이 늘었다 하더라도 시장 호황기와 비교하면 부족한 수준이고, 고금리 기조 속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서 자금 마련 부담도 더해진 상황이다. 정부 정책만으로 매수심리를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