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에 중국산 흑연 소재를 사용하면 불이익을 주는 규제 시행을 늦추기로 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냉소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디커플링’ 전략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번 사례로 증명하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8일 “중국과 거리를 두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은 결국 역풍으로 돌아왔다”며 “이러한 시도가 이어질수록 스스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2025년부터 중국산 흑연 소재를 활용하는 전기차 및 배터리에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유예기간을 2027년까지 연장했다.
배터리 필수 소재인 흑연의 글로벌 공급량 가운데 약 70%를 중국이 담당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이 단기간에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그동안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에 의존을 낮추려는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이러한 움직임은 ‘양날의 검’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기업들이 이러한 정책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자 정부가 뒤늦게 규제 완화에 나선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중국이 전기차와 같은 주요 산업 분야에서 이미 우수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미국의 디커플링 시도는 불가능한 과제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제조업의 발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며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조선, 철도, 철강 등 분야에서 이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오히려 미국과 같은 해외 국가에 의존을 낮추기 충분한 능력을 갖춰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국 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과 디커플링을 추진한다면 스스로에 더 큰 피해를 입히는 데 그칠 것이라고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이미 스스로 불러온 부정적 결과에 직면하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주요 공급망에서 중국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등 주요 산업에서 자급체제를 구축하고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겠다는 목적을 두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통해 자국 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글로벌타임스 등 관영매체는 미국의 이러한 노력을 비판하는 내용의 보도와 논평을 종종 내놓으며 여론전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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