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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이사진 전원 일본인으로 변경…네이버 영향력 축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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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이사진 전원 일본인으로 변경…네이버 영향력 축소 불가피

네이버 출신이자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 최근 일본 총무성이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계기로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하는 내용의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경질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인사로 라인야후 이사회가 전원 일본인으로 채워지면서 사실상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갈라서기를 위한 준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라인야후 이사회는 8일 이사회를 열고 신 CPO의 사내이사 퇴임 건을 의결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인야후 실적 발표회에서 “보안 거버넌스의 개선과 강화를 위해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를 1명 줄이는 대신 사외이사를 늘려 보다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갖춘다”면서 이사회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신 CPO의 사내이사 퇴임에 대해서는 “경질로 여기지는 말아달라”며 “보안 강화 측면에서 사외이사를 늘리는 방안은 대주주들과 이전부터 얘기해오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라인야후, 이사진 전원 일본인으로 변경…네이버 영향력 축소 불가피

이에 따라 라인야후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 체제에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체제로 바뀌게 됐다. 사내이사직에서는 신 CPO와 오케타니 다쿠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신 CPO는 이사직에서 물러나지만 CPO 자리는 유지한다. 업계에서는 신 CPO가 스톡옵션 행사 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보유한 라인야후 스톡옵션 약 3000만 주를 포기한 것을 두고 라인야후 경영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라인야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소프트뱅크 측 오케타니 CSO도 사내이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네이버를 배제하려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하고 기술적인 협력 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앞서 일본 총무성이 보안 강화를 위해 네이버에 맡겼던 정보기술(IT) 인프라 업무를 분리하라고 한 1·2차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다.

라인야후가 ‘네이버 색깔 빼기’에 나서면서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지분 매각을 포함한 향후 해외 사업 방향을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리며 논란이 커지자 한일 양국 정부가 진화에 나서면서 당장은 외교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막았다. 7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 내용은 안전 관리 강화와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 등의 조치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네이버가 라인야후에 대한 경영권을 축소하지 않는 대신 기존에 내놓은 보안 대책을 개선·강화하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라인야후가 이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지분 조정을 추진 중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네이버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이데자와 CEO는 최근 논란이 됐던 일본 총무성의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 지분 매각과 관련해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위탁처(네이버)와 자본적인 지배 관계에 있는 데 대한 재검토’로 대주주인 네이버에 (데이터 관리를) 위탁하는데 위탁처인 대주주에 강하게 관리를 요구할 수 있겠냐는 과제를 준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탁처에 자본의 변경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 매각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알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겠다”고 덧붙였다.

라인야후의 최대주주는 A홀딩스로 지분 64.5%를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A홀딩스에 50%씩을 출자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 내부에서는 라인이 일본뿐 아니라 태국 등에서도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섣불리 지분 조정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의 요구에 따라 지분을 조정할 경우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국가에서도 유사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행정지도 자체가 이례적”이라면서 “이것을 따를지 말지를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저희가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로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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