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직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6선인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과 추미애 당선자(경기 하남갑)에 이어 5선인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갑)과 우원식 의원(노원갑)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찌감찌 당내 표심 잡기에 나선 후보들도 있는 가운데, 단일화 논의 등 수싸움도 격해지고 있다.
8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조 의원과 추 당선자, 정·우 의원 모두 국회의장 후보로 등록했다. 박지원 당선자(전남 해남·완도·진도)도 국회의장 출마 여부를 저울질했지만 후보로 등록하지 않았다.
추 당선자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국회엔 검증된 ‘개혁의장’이 필요하다”며 “(차기 의장이 되면) 의장에 대한 불신임 권한을 당과 당원에게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표 현 의장 체제처럼 국회 압수수색이 수차례 이뤄지고, 대통령 거부권에 입법 활동이 막히는 상황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정 의원도 이날 출마 선언을 하며 “역대 국회의장은 입법권을 가진 통치기관의 대표임에도, 제한적 역할에만 매몰돼 대통령과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이끌지 못했다”며 “총선 민의를 받드는 강한 국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입법·예산권, 정부를 감시·통제·비판하는 역할을 충실히 완수하는 강한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조 의원은 앞서 아주경제와 만나 “검찰이 국회를 또 다시 탄압한다면 ‘나를 밟고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강한 메시지를 냈다. 우 의원도 “삼권분립 훼손에 단호히 맞서는 ‘개혁 의장’이 되겠다”며 “국회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마음으로 (의장에)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내에선 강성 당원과 의원들의 호불호가 명확히 갈린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미애와 그렇지 않은 후보들로 (표심이) 나뉘고 있다”며 “추 당선자는 초선들을 타깃으로 표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추 당선자는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며 “국회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다.
복수의 당선자에 따르면 ‘추미애를 뽑아야 한다’와 ‘조정식 아니면 정성호를 뽑아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가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당선자는 “(최근 얘기를 들어보니) 의원들은 정성호에 마음이 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조 의원이 사무총장을 한 이력은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우 의원이 평소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기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주당 또 다른 관계자는 “우 의원이 됐으면 한다는 사람이 많다”고도 했다.
조 의원과 정 의원의 ‘단일화’ 가능성도 나온다. 조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선수가 높은 의원으로 교통정리를 사전에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다선 의원이 둘이나 있으니까 그 중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정서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선 전 정 의원과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앞으로 서로 소통을 하면서 같이 얘기를 나눠봐야 되겠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재적 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통상 원내 1당에서 후보를 내면 국회 본회의를 통해 확정된다. 국회 부의장 2명은 교섭단체 1·2당에서 맡는다. 22대 국회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한 명씩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2위 득표자 간 결선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회의장과 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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