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하이브 산하 레이블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갈등이 심화되자,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엔터테인먼트 종목(엔터주)서 이탈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경영진‧기획자의 분쟁에 당분간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2분기 이후 펼쳐질 모멘텀은 변함없기 때문에 단기 부진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브, 4월 19일부터 13.54%↓…外人도 탈출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13.54% 하락했다. 연초 이후 하락폭은 15.94% 수준이다.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1월 2일부터 현재까지 각각 10.18%, 7.99% 떨어졌다.
올 들어 국내증시에서 20조2046억원을 순매수 중인 외국인투자자들도 엔터주에서는 이탈하고 있다. 외국인은 4월19일부터 이날까지도 국내 증시에서 1조955억원을 순매수한 상태다. 이 기간 기관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61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은 4월 19일부터 이날까지 하이브 주식을 각각 437억원, 1587억원 순매도 했다. 다른 엔터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관은 4월 19일부터 이날까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를 24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JYP Ent. 주식 294억원 팔아치웠다. 다만, 같은 기간 JYP Ent. 주가는 6.6% 상승했다.
엔터주는 지난해 중국 내 앨범 매출 감소가 지속되면서 부진했다. 이에 증권사에서는 비수기인 1분기 바닥을 찍고 성수기인 2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소속 아티스트의 신인 데뷔와 컴백 등이 미뤄지면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2분기에는 대부분의 소속 아티스트의 컴백이 집중되고, 6월부터는 방탄소년단의 제대도 앞두면서 주가 반등 기대감이 나온 것이다.
엔터주 반등시기 조정 전망…2분기 지나 3분기로
엔터주의 반등시기는 다소 미뤄질 전망이다. 엔터주에 가장 취약한 인적 리스크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같은달 22일에는 하이브가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를 착수했다고 밝히면서 반등에 실패하기도 했다. 감사의 핵심은 경영권 탈취였다.
엔터주의 특성상 아티스트의 사생활에도 민감하게 움직인다. 일레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2018년 말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연루된 \’버닝썬 사건\’으로 단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상 날라가기도 했다. 작년에는 재계약 불발 이슈와 아티스트의 마약,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이슈 등이 문제가 되면서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K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영자‧기획자 등의 갈등은 투심을 당분간 불안하게 만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K팝의 성공의 이유로 꼽히는 멀티 레이블 시스템에 대한 허점이 드러남으로써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단 평가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엔터주의 호평은 멀티 레이블 시스템으로부터 시작됐는데,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으로 멀티 레이블의 확장성과 존재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피어났다”며 “그간 올해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엔터업종에 대한 적극적 비중확대를 권고해왔지만, 멀티레이블 시스템에 대한 리스크는 시장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업종의 불확실성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엔터주 반등시기를 2분기 이후인 하반기로 조정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K팝의 인기로 인해 하이브 발(發) 인적 리스크에서 대형 아티스트 컴백, 신인 데뷔로 돌아설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를 지나 2분기부터 주가 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란 의견은 유지한다”며 “이미 인적 리스크에 대한 것은 선반영됐다고 불 수 있어 현 시점에서 주가 하방 압력은 높지 않다고 판단되고, 하반기부터는 완만한 주가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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