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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없는 의·정 갈등, 변수에 또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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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부산대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위해 교무회의가 열린 7일 이 대학 대학본부에서 의과대학생들과 교수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산대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위해 교무회의가 열린 7일 이 대학 대학본부에서 의과대학생들과 교수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정 갈등이 출구를 찾지 못한 채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연일 정부와 의료계 간 공방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변수가 지속적으로 튀어나오면서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문제를 논의한 회의의 회의록 유무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의료계가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이어 복지부, 교육부 고위공무원들에 대해 고발을 진행하면서 의대 정원 증원 이슈가 법원에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확산하는 형국이다.  

우선 법원이 10일까지 회의록 등 의대 2000명 증원 및 배정과 관련된 근거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가운데 정부 측이 일부 회의록이 없다고 하자 의료계 일각에서 무더기 고발을 진행했다. 결국 정부는 다른 회의록을 내겠다고 입장을 선회했으나 해당 내용이 재판부가 주시하고 있는 ‘과학적 근거’에 해당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대학 입시도 변수로 떠올랐다. 이달 말까지는 2025학년도 모집요강을 확정지어야 하는데 부산대가 의과대학 중 처음으로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학칙 개정안을 부결하면서다. 일각에선 이 같은 결정이 다른 대학에도 영향 미칠 수 있단 시각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산대는 당초 125명이던 의대 입학생 정원을 200명으로 늘리고, 내년도에 한해 증원분의 50%가량을 줄인 163명을 모집할 예정이었다. 다만 지난 7일 대학 본부에서 열린 교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부산대 학칙 일부 개정 규정안’을 부결했다. 대학이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는 즉각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40개 의과대학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각종 불이익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도 불합리한 정책을 거부한 부산대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대 교무회의는 개별 대학이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에 국가공동체의 책임 있는 주체들이 하루 속히 만나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선행해야 함을 천명하며 의대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을 최종적으로 부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맞서 정부는 “시정명령을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모집정지 등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경고하면서 양측 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과 휴진 등 단체 행동으로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른 환자 불편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암 환자들이 진료를 거부당하고 무기한 대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4~28일 전국 환자와 보호자 189명을 대상으로 의료 공백에 따른 피해 사례를 조사한 결과 정상 진료를 받은 환자는 34.9%에 불과했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외래·입원·항암 치료 지연 등 1가지 이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외래 지연 34명, 항암 1~2주 지연 22명 등으로 집계됐다.

협의회는 “지난 2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이 취소된 환자는 아직도 수술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 중”이라며 “정부와 의료계에서는 중증·응급환자가 큰 문제 없이 원활하게 진료를 받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과장된 거짓 내용이다. 전국 모든 병원에서 중증 암환자들은 치료에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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