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차원에서 핵심광물 개발에 발 벗고 나섰다. 재생에너지 등 성공적인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핵심광물 수요가 대량 필요한데, 현재 공급력은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핵심광물은 대부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매장돼 있어 이를 채굴하고 가공하기 위해서는 선진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8일 유엔 무역개발(UNCTAD)에 따르면 2030년까지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구리, 희토류 같은 에너지전환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수요가 현재보다 거의 4배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은 배터리 필수 광물이고, 구리는 전력망에 필요한 광물이다. 배터리는 자동차 등 수송부문의 무탄소화를 가능하게 하고, 전력 저장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도구이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 이를 수요처로 보낼 전력망도 함께 확충돼야 하기 때문에 구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유엔 무역개발은 “기후 비상사태가 심화되면서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전기차와 같은 재생에너지 기술에 필수적인 광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국제에너지기구(IEA)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유엔무역개발 예측에 따르면 2050년까지 리튬 수요는 니켈, 코발트, 구리 수요와 비슷하게 150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핵심광물은 대부분 아프리카등 개발도상국에 매장돼 있다. 그러다 보니 자체적으로 이를 채굴, 가공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유엔무역개발은 핵심광물이 매장돼 있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들이 협력해 광물을 채굴 및 가공해 공급함으로써 재생에너지 보급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고, 특정국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채굴 및 가공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환경으로 진행하며, 서로 이익을 공유하는 체제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세계 코발트 공급의 60%를 담당하고 있는 민주콩고에서는 예전 단순 가공으로 코발트를 판매할 때 단가는 ㎏당 5.8달러에 불과했으나, 현지에서 직접 가공을 거친 뒤 판매하는 단가는 16.2달러로 인상됐다. 기존 연간 1억6700만달러에 불과하던 민주콩고의 코발트 수출액은 2022년 60억달러로 증가했다.
유엔 무역개발에 따르면 현재 에너지전환 핵심광물에 관한 새로운 광산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110개가 있으며, 그 가치는 39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만으로는 공급이 부족해 2030년까지 약 80개의 새로운 구리 광산, 각각 70개의 새로운 리튬 및 니켈 광산, 30개의 새로운 코발트 광산이 필요하며, 그 가치는 2022년부터 2030년까지 3600억~45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구리와 니켈의 추가 공급이 가장 필요하다고 유엔 무역개발은 지적했다.
지난 4월 26일 유엔은 \’핵심 에너지전환 광물 패널\’을 출범시켰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등 24개국과 국제에너지기구, 세계은행 등 14개 국제기관이 참여했다. 한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패널 출범식에서 “재생에너지로 구동되는 세상은 중요한 광물에 굶주린 세상이다. 핵심광물은 개발도상국에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다각화하며 수익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하지만 제대로 관리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경쟁이 가난한 이들을 짓밟아서는 안된다. 재생에너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정의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은 패널 출범에 대해 “핵심광물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은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하지만 적절한 관리가 없으면 지역 의존성을 강화하고 지정학적 긴장을 악화시키며 생태계, 환경, 건강, 안보, 인권을 포함한 지속 가능한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야기한다”며 “패널은 책임감 있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가치 사슬을 보장하도록 요구하는 개발도상국의 요구에 부응해 정부, 국제 조직, 업계, 시민 사회를 한자리에 모아 신뢰를 구축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안내하며 재생 가능 에너지를 향한 경쟁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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