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연합(EU) 탄소중립산업법, 일본 청정에너지전환정책 등 세계 각국이 자유무역체제를 버리고 자국산업을 보호하는 자국 우선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수출형 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혼란 속에서도 청정에너지 체제가 강화되는 등 흐름을 활용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무역협회와 민간LNG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한 제1회 에너지통상포럼이 8일 서울 무역협회에서 \’탄소중립과 통상 전략 – 협력적 접근을 통한 변화와 기회\’를 주제로 개최됐다.
산업부는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에너지 관련 정책과 조치에 대한 우리 기업의 대응방안을 점검하고, 우리 산업계가 \’탄소중립\’ 및 \’산업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포럼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를 포함한 각종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조치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우리 기업의 탄소중립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무탄소에너지(CFE) 인증체계를 국제사회와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럼에서는 정용헌 전 아주대 교수의 \’한국의 에너지와 무역 간의 넥서스\’, 이호무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기후정책연구본부장의 \’우리나라의 에너지 여건과 탈탄소화 방향\’ 윤진영 산업통상자원부 기후에너지통상과장의 \’기후에너지 통상 전략\’ 주제 발표와 김창규 LNG산업협회 부회장의 진행 속에 김희집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김성중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의 토론이 진행됐다.
정용헌 전 아주대 교수는 발표에서 “이란-이스라엘 충돌, 홍해의 후티 반군의 도발 등 에너지 자원 수출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은 우리와 같이 해외 에너지 수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가진 나라들에게는 경제적, 나아가 국가 안보에도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에는 기술혁신, 국제 협력 및 지속 가능한 개발의 기회가 있다.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원으로 전환해야 하는 필요성은 글로벌 무역 패턴을 재편하고 포용적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인프라 개발과 지역 간 연결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같은 이니셔티브는 잘만 추진되고 활용된다면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과 투자의 길을 제공할 수 있다”며 “에너지와 무역의 넥서스는 보다 정치적 정책 대응, 전략적 투자 및 국제 협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이러한 넥서스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주어진 기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무 에경연 본부장은 발표에서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 국가비전, 전략, 주요 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는 에너지 분야의 시급한 과제는 공급의 탈탄소화와 수요의 합리화”라며 “공급의 탈탄소화에 관해서 수소·암모니아를 통한 해외 청정에너지 도입, 국내 재생에너지, 탄소 포집·활용·저장, 원자력이 있는데 이들 각각은 주민수용성, 공간적 한계와 같은 제약 사항이 있으나 사회적 논의, 효과적 활용 방안을 강구해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요의 합리화 차원에서는 환경·사회적 비용 전가로 가격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으나 탄소중립을 위해서 수요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임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이행돼야 하는 과제이다. 또한 에너지 효율 투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인센티브와 규제를 확립하는 것도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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