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A 최고 수비수로 꼽혔던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흔들린다. 당초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뒤 연이어 출전하며 ‘혹사 논란’까지 일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유럽대항전 실책과 중앙 수비수 영입으로 팀 내 입지가 불안해졌다. 이에 방출설, 새 경쟁자 영입설, 이적설까지 돌고 있다.
“뮌헨, 조나단 타 영입한다”…이번이 처음 아니라는데
독일 매체 스포엑스는 7일(한국시간) “뮌헨이 분데스리가 수비수 조나단 타의 영입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195cm 장신인 타는 압도적인 제공권과 탄탄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 레버쿠젠의 리그 우승을 이끈 핵심 멤버다.
타의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다. 매체는 “레버쿠젠은 조나단 타가 FA(자유계약)로 이적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라며 “타가 재계약하지 않는다면 올여름 판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6년생으로 올해 28살인 타는 리그 29경기에서 28경기를 선발로 나섰다. 중앙 수비수임에도 4득점 1도움을 올리는 등 ‘한 방’을 갖추고 있다. 큰 키와 훌륭한 신체 능력으로 이번 시즌 리그를 지배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타의 이번 시즌 공중볼 경합 성공률은 무려 72%다. 패스 정확도는 94%, 롱 패스 정확도 59%로 뛰어난 발밑 기술도 갖추고 있다.
타는 레버쿠젠에 합류한 2015년 7월부터 현재까지 348경기에 출전해 14골을 기록 중이다. 현재 ‘전차 군단’ 독일 축구대표팀에서도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타는 최근 A매치 7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서 중앙 수비수와 오른쪽 풀백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타의 뮌헨 이적설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4일 빌트는 “바이에른 뮌헨은 새 센터백을 영입하려고 한다. 타에게 관심을 보내고 있다”라며 “레버쿠젠은 4000만 유로(600억 원) 이상을 원할 것이다. 뮌헨은 요십 스타니시치를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 플로리안 플레텐버그는 “뮌헨이 레버쿠젠으로부터 선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타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레버쿠젠도 고민하고 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타는 뮌헨 이적설에 대해 “기분이 좋다”면서도 “레버쿠젠과 잘 얘기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민재 ‘실책’에…감독도 “욕심 많아” 공개 비판
문제는 최근 뮌헨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민재다. 당초 김민재는 시즌 초반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어스 더리흐트의 부상으로 연달아 출전하며 ‘혹사 논란’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 선수들의 회복과 겨울 이적시장 에릭 다이어 영입 등으로 벤치로 밀려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민재는 1일 2-2로 비긴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에서 선발로 출전했으나, 두 번의 실점에 모두 관여하며 혹평을 받고 있다.
전방 압박 수비로 고평가를 받은 김민재가 되려 지나친 압박으로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24분 토니 크로스가 김민재가 전진한 틈을 노려 비니시우스를 향해 공간으로 패스를 찔러 넣었다. 비니시우스는 빠른 발로 김민재를 따돌리고 골문을 갈랐다.
후반 37분에는 호드리구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김민재가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선제골을 넣은 비니시우스가 키커로 나서 바이에른 골망을 깔끔하게 갈랐다. 이 골로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독일 매체 빌트에 따르면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너무 욕심이 많았다”며 공개 비판했다. 헤르베르트 하이너 회장도 “신중했으면 좋겠다. 무리해서 나오려다가 속도를 늦추기보단 그냥 상대 뒤에 서 있었으면 한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방출설까지 나왔지만…“김민재 원해” 관심 팀들 어디
일각에서는 방출설도 제기됐다. 독일 매체 TZ는 이날 “가격표는 정해졌다”며 “뮌헨은 합리적인 제안이 들어온다면 김민재를 내보낼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독일 매체인 바바리안 풋볼도 “김민재는 판매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이적은 구체적인 이야기가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장 가치는 여전히 높다.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친정팀 나폴리 등 여러 팀의 관심이 보도된 바 있다.
맨유는 지난해 김민재 영입에 나섰던 팀 중 한 곳이다. 영국 유나이티드 인 포커스는 “‘가디언’은 맨유의 수비수 영입 타깃 1순위로 김민재를 소개했다”면서 “하지만 맨유는 김민재를 놓쳤다. 지난해 끝난 것 같았던 이적 이야기는 더 남아있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축구 매체 풋볼트랜스퍼도 “(맨유) 수비진은 개선이 필요한 영역 중 하나”라며 “올여름에는 유명 선수들이 타깃이 될 것이다. 김민재도 실현할 수 있는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벤투스는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 단장이 김민재 영입을 진지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운톨리 단장은 나폴리 시절 김민재 영입을 주도했다. 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매체 라 레푸블리카는 “유벤투스는 김민재 영입을 노리고 있다”라며 “현재 김민재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리에A 경험도 무시할 수 없는 점이다. 김민재는 2022~23시즌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민재는 당시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리그 베스트11, 최고 수비수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김민재의 전 소속팀 나폴리도 김민재를 데려오길 원한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바바리안 풋볼은 “뮌헨은 나폴리가 5000만 유로(약 731억)를 지불한다면 매각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빌트는 3일 “나폴리는 김민재의 이적 가능성을 두고 모든 방법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구단”이라며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빌트는 “김민재에게 나폴리는 아직 진지한 옵션이 아니다”면서 “그는 뮌헨에 머물기를 원한다. 더 많은 지원과 선수와의 소통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점점 줄어드는 팀 내 입지…김민재, 실력으로 가치 증명할까
앞서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바이아웃(이적 허용 최소 금액)인 5000만 유로(약 737억 원)에 뮌헨으로 이적했다. 당시 “정말 기대된다, 계속 발전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힌 김민재는 이적과 동시에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 등 중앙 수비수 파트너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홀로 후방을 지켰다. 그는 이번 시즌 전반기(8~12월) 분데스리가와 UCL 등 모든 대회에서 22경기(선발 21경기)를 뛰며 ‘혹사 논란’까지 일었다.
하지만 1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 대신 더리흐트와 다이어를 주전으로 기용했다. 팀 내 ‘3옵션’으로 전락한 김민재를 두고 중앙 수비수 영입설에 이어 방출설, 이적설까지 나오고 있다.
김민재를 대체하려 타 영입을 시도하는 건 확실하지 않다. 잦은 부상과 실책으로 4옵션으로 전락한 우파메카노의 입지가 더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새 감독이 부임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도 크다.
다만 새로운 사령탑에 대한 여러 가지 소식만 들릴 뿐, 결정된 것은 없다. 여기에 타의 뮌헨 합류가 사실이라면, 김민재의 주전 경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27일 홈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와의 리그 홈 경기에서 정면 돌파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잔여 경기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지, 벤치 멤버로 전락해 새로운 팀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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