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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이름을 상표로 등록받은 자가 그 이름을 쓰는 다른 사업자들에게 경고장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허청은 “경고장을 받았더라도 모든 경우가 상표권 침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성급하게 포기하지 말고 사용가능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볼 것을 조언한다.
우리나라 상표법에는 등록된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호를 상표권자보다 먼저 선의로 사용하고 있는 자를 보호하고 있다. 이를 ‘선사용권자 보호’라 하는데, 특정 지역에서 소규모로 사업을 운영하는 영세 상인들이 대상이다. 실제, 법원은 2014년 선등록된 ‘하슬라’ 상표권이 2020년부터 상호로 사용되고 있는 ‘하슬라가배’에 의해 침해됐다는 주장에 대해 ‘하슬라가배’가 상거래 관행에 따라 상호로 사용되었음을 이유로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결론을 낸 바 있다.
다만, 타인의 상표 등록 이후에 그 상표의 유명세에 편승하려는 의도로 해당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호를 상품·서비스의 출처표시로 사용(부정경쟁 목적)하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특허청은 설명한다.
구영민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선사용권은 상표권자로부터 소가 제기되었을 때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지 먼저 상표권자를 공격할 수 있는 권리는 아니다”라며 “상표권 효력 제한 여부도 법원에서 다투게 되기 때문에 분쟁을 예방하고 안정적인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업 시작단계부터 미리 상표를 등록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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